[작성자:] verradell

  • 장마철 습기 때문에 제습기를 꺼내 돌렸다

    장마가 이어지니 집 안이 온통 눅눅했다. 빨래를 널어도 잘 안 마르고 방바닥까지 축축한 느낌이 들어서, 넣어 뒀던 제습기를 꺼내 돌리기로 했다.

    오랜만에 꺼내니 물통에 먼지가 앉아 있어 한 번 닦아 냈다. 필터도 뿌옜길래 털어 내고, 콘센트를 꽂아 전원을 넣으니 웅 하는 소리와 함께 돌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게 효과가 있나 싶었는데, 한참 지나 물통을 열어 보니 물이 제법 고여 있었다. 공기 중에 이만큼이나 물기가 있었나 싶어 조금 놀랐다.

    습도계를 보니 숫자가 눈에 띄게 내려가 있었다. 방문을 닫고 돌리니 훨씬 빨리 떨어져서, 좁은 공간부터 하나씩 돌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

    눅눅하던 방이 보송해지니 이불이며 옷장 냄새까지 한결 개운했다. 빨래도 제습기를 켜 둔 방에 널었더니 훨씬 잘 말랐다.

    전기요금이 좀 걱정되긴 해도, 눅눅함에 시달리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장마 내내 미뤄 뒀던 걸 이제야 꺼낸 게 아쉬울 만큼 쓸모가 있었다.

  • 유리컵에 낀 물때를 식초로 닦았다

    물만 마시는 유리컵인데 언제부턴가 뿌옇게 흐려졌다. 아무리 세제로 닦아도 그대로라, 물때 때문이라는 말이 떠올라 식초로 닦아 보기로 했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고 식초를 넉넉히 풀었다. 거기에 뿌옇게 흐려진 컵들을 담가 두었는데, 정말 이걸로 깨끗해질까 반신반의했다.

    한참 담가 두었다가 수세미로 문지르니, 신기하게도 뿌옇던 표면이 조금씩 맑아졌다. 힘주어 박박 닦지 않아도 미끈하게 닦여 나갔다.

    손이 잘 닿지 않는 컵 바닥은 식초 물을 묻힌 수세미로 살살 돌려 가며 닦았다. 오래 낀 자국이라 한 번에 안 지워지는 건 몇 번 더 문질렀다.

    맑은 물에 헹궈 불빛에 비춰 보니 처음 샀을 때처럼 투명해졌다. 식초 냄새가 남을까 걱정했는데 헹구고 나니 말끔했다.

    세제로도 안 되던 게 식초 하나로 해결되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뿌듯했다. 컵이 뿌예질 때마다 비싼 세정제를 살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 하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와 베이킹소다를 부었다

    날이 더워지니 주방 싱크대 쪽에서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다. 배수구를 들여다봐도 딱히 막힌 것 같진 않은데 냄새만 계속 나서, 베이킹소다를 부어 보기로 했다.

    집에 남아 있던 베이킹소다를 배수구 입구에 넉넉히 뿌렸다. 그 위에 식초를 붓자 부글부글 거품이 일면서 소리가 나는 게, 뭔가 반응하는 것 같아 신기했다.

    거품이 이는 동안 잠시 그대로 두었다. 이 상태로 조금 기다렸다가 뜨거운 물을 부으면 좋다길래, 주전자에 물을 데우며 시간을 뒀다.

    어느 정도 지난 뒤 뜨거운 물을 천천히 흘려보냈다. 배수구를 타고 물이 내려가면서 거품과 함께 냄새의 원인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한참 뒤에 다시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기운이 확실히 줄어 있었다. 세제로 박박 닦지 않아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다.

    독한 약품을 쓰지 않고 집에 있는 것만으로 해결하니 마음이 놓였다. 여름엔 금방 또 냄새가 올라올 테니, 가끔 이렇게 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 장마철 눅눅한 운동화에 신문지를 채워 말렸다

    장마가 시작되고 나서 운동화가 도무지 마르질 않았다. 신발장을 열 때마다 눅눅한 냄새가 훅 끼쳐서, 큰맘 먹고 신문지로 말려 보기로 했다.

    예전에 신문지를 구겨 넣으면 물기를 빨아들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떠올랐다. 마침 쌓아 둔 신문지가 있어서, 페이지를 뭉쳐 신발 속에 꾹꾹 채워 넣었다.

    한참 뒤에 꺼내 보니 신문지가 축축해져 있었다. 정말 물기를 먹긴 하는구나 싶어, 젖은 것을 빼고 마른 신문지로 몇 번을 갈아 끼웠다.

    겉면도 신문지로 감싸 두면 좋다길래 신발 위에도 둘둘 말아 놓았다. 그렇게 반나절을 두었더니 처음보다 확실히 뽀송해진 게 느껴졌다.

    완전히 마른 뒤 신어 보니 눅눅한 냄새가 한결 가셨다. 선풍기 바람까지 함께 쐬어 준 게 도움이 된 듯했다.

    장마 내내 신발 때문에 찜찜했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줄 몰랐다. 신문지 몇 장이면 되는 일이라, 눅눅해질 때마다 해 둬야겠다 싶었다.

  • 침대에 모기장을 쳤다

    밤마다 귓가에서 앵앵대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불을 켜고 잡으려 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겨우 누우면 또 나타나서 결국 모기장을 사기로 했다.

    침대에 씌우는 사각 모기장을 골랐는데, 상자를 열어 보니 기둥과 그물, 연결 부품이 잔뜩이라 좀 막막했다. 설명서를 몇 번이나 다시 봤다.

    기둥을 침대 네 귀퉁이에 세우고 그물을 덮는 방식이었는데, 혼자 하려니 한쪽을 맞추면 다른 쪽이 넘어져 애를 먹었다. 결국 이리저리 붙잡아 가며 겨우 세웠다.

    다 치고 나니 침대 위에 작은 방이 하나 생긴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가 지퍼를 닫으니 왠지 아늑하고, 어릴 때 이불로 텐트 치던 기억도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났다.

    그날 밤은 앵앵대는 소리 없이 푹 잤다. 혹시 안에 한 마리 들어와 있을까 봐 눕기 전에 꼼꼼히 살핀 덕인지, 오랜만에 방해받지 않고 아침까지 잤다.

    매일 여닫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해도, 물릴 걱정 없이 자는 게 어디냐 싶다. 진작 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 여름밤이었다.

  • 수박이 남아서 화채를 만들어 봤다

    큰 수박을 하나 샀더니 며칠을 먹어도 반이 넘게 남았다. 계속 그냥 썰어 먹기도 물려서, 남은 수박으로 화채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수박을 반 갈라 숟가락으로 과육을 파냈다. 예쁘게 동그란 볼로 뜨고 싶었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어, 그냥 큼직하게 떠서 그릇에 담았다.

    거기에 우유를 붓고 사이다를 조금 넣었다. 어릴 때 먹던 화채가 뽀얗고 톡 쏘는 맛이었던 게 떠올라서인데, 비율을 몰라 조금씩 부어 가며 맞췄다.

    단맛이 부족한가 싶어 설탕을 살짝 넣으려다, 수박이 이미 다니 참았다. 대신 얼음을 몇 개 띄우니 국물이 시원해지면서 마시기 딱 좋아졌다.

    한 숟갈 떠먹어 보니 수박 단맛에 우유의 고소함, 사이다의 청량함이 섞여 제법 그럴듯했다. 냉장고에 남아 애물단지 같던 수박이 근사한 간식으로 변신했다.

    더운 오후에 한 그릇 떠먹으니 속이 시원했다. 남은 수박 처리도 하고 여름 간식도 챙긴 셈이라, 다음에 수박이 남으면 또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먼지를 닦았다

    본격적으로 더워져서 넣어 뒀던 선풍기를 꺼냈는데, 날개와 망에 먼지가 뿌옇게 앉아 있었다. 이대로 틀면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쓸 것 같아 청소부터 하기로 했다.

    플러그를 뽑고 앞쪽 망을 벗기는데, 걸쇠가 뻑뻑해서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억지로 하다 부러뜨릴까 봐 조심조심 걸쇠를 하나씩 풀었다.

    날개를 빼내려고 가운데 고정 캡을 돌렸는데, 방향을 반대로 알고 한참 헛돌렸다. 알고 보니 잠기는 쪽으로 돌리고 있었던 거라 살짝 허탈했다.

    분리한 망과 날개는 욕실로 가져가 물에 적신 뒤 주방세제를 풀어 닦았다. 먼지가 물과 엉겨 시커멓게 흘러내리는 걸 보니, 그동안 이런 걸 코앞에서 돌렸구나 싶었다.

    물기를 마른 수건으로 닦고 한참 말린 다음 다시 조립했다. 완전히 마르기 전에 끼우면 안 된다길래, 급한 마음을 누르고 바싹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켜 보니 바람에서 나던 퀴퀴한 냄새가 사라지고 한결 개운했다. 별거 아닌 일 같아도 손이 제법 갔는데, 여름 내내 쐴 바람이라 생각하니 해 두길 잘했다 싶었다.

  • 비 오는 날 감자전을 부쳤다

    장마라 하루 종일 비가 오니 괜히 기름진 게 당겨서, 감자전을 부쳐 먹기로 했다. 비 오는 날엔 역시 전이지 싶었다.

    감자를 몇 개 강판에 갈았다. 손이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갈았는데, 다 갈고 나니 손목이 얼얼했다. 강판에 가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었다.

    간 감자를 체에 밭쳐 물기를 짜고, 가라앉은 녹말은 다시 섞으라길래 그렇게 했다. 소금 조금 넣고 반죽을 만들어, 기름 두른 팬에 한 국자씩 올려 얇게 폈다.

    노릇해질 때까지 눌러 가며 부쳤다. 뒤집을 때 반이 부서져서 모양은 엉망이었지만,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익은 게 먹음직스러웠다. 간장에 찍어 한 입 먹으니 겉은 바삭 속은 쫀득했다.

    부치는 족족 집어 먹느라 접시에 쌓일 새가 없었다. 빗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전을 먹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모양이야 어떻든 맛은 성공이라 뿌듯했다.

  • 오이냉국을 만들어 먹었다

    날이 푹푹 찌니 밥맛이 뚝 떨어져서, 시원한 오이냉국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어릴 때 엄마가 해 주던 게 생각나 인터넷 없이 대충 기억으로 시작했다.

    오이를 채 썰어야 하는데 곱게 썬다는 게 자꾸 두꺼워졌다. 그래도 아삭하면 됐지 싶어 대충 썰어 그릇에 담고, 소금이랑 식초, 설탕을 조금씩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거기에 찬물을 붓고 간장으로 색과 간을 맞췄다. 얼음도 몇 개 띄웠다. 간을 본다고 한 숟갈 떠먹었더니 식초를 너무 많이 넣었는지 시큼해서, 물이랑 설탕을 조금 더 넣어 맞췄다.

    다진 마늘이랑 송송 썬 파, 통깨를 뿌리니 그럴듯해졌다.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어 보니, 새콤하고 시원한 게 없던 입맛이 확 돌았다. 오이의 아삭한 식감도 좋았다.

    별거 아닌데 더운 날 이거 한 그릇이면 밥 한 공기 뚝딱이었다. 다음엔 식초 양만 좀 줄이면 딱 좋겠다 싶었다. 여름 내내 자주 해 먹게 될 것 같다.

  • 초복이라 삼계탕을 끓였다

    초복이라고 여기저기서 삼계탕 이야기가 들리길래, 나도 집에서 한 마리 끓여 먹기로 했다. 사 먹으면 편하지만 왠지 복날엔 직접 끓여야 제맛일 것 같았다.

    마트에서 백숙용 닭을 사 오고, 찹쌀이랑 대추, 마늘, 수삼 한 뿌리를 챙겼다. 닭 뱃속에 불린 찹쌀이랑 마늘을 채워 넣고 다리를 실로 묶으려는데, 이게 손에 미끄러워서 몇 번을 놓쳤다.

    큰 냄비에 닭을 앉히고 물을 붓고 대추랑 마늘을 넣어 푹 끓였다. 처음엔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거품을 걷어 냈다. 한 시간 가까이 끓이니 국물이 뽀얗게 우러났다.

    다 됐나 젓가락으로 다리를 찔러 보니 쑥 들어가서 불을 껐다. 소금이랑 후추만 살짝 넣고 국물을 떠먹어 보니, 진하고 구수한 게 사 먹던 것보다 훨씬 담백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걸 먹고 나니 몸이 개운했다. 이 맛에 복날 삼계탕을 먹나 싶었다. 손은 좀 갔어도 냄비 하나 가득 끓여 놓으니 든든해서, 중복엔 또 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