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 하루 종일 비가 오니 괜히 기름진 게 당겨서, 감자전을 부쳐 먹기로 했다. 비 오는 날엔 역시 전이지 싶었다.
감자를 몇 개 강판에 갈았다. 손이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갈았는데, 다 갈고 나니 손목이 얼얼했다. 강판에 가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었다.
간 감자를 체에 밭쳐 물기를 짜고, 가라앉은 녹말은 다시 섞으라길래 그렇게 했다. 소금 조금 넣고 반죽을 만들어, 기름 두른 팬에 한 국자씩 올려 얇게 폈다.
노릇해질 때까지 눌러 가며 부쳤다. 뒤집을 때 반이 부서져서 모양은 엉망이었지만,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익은 게 먹음직스러웠다. 간장에 찍어 한 입 먹으니 겉은 바삭 속은 쫀득했다.
부치는 족족 집어 먹느라 접시에 쌓일 새가 없었다. 빗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전을 먹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모양이야 어떻든 맛은 성공이라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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