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생활정보

  • 거뭇하게 변색된 은수저를 반짝이게 되살렸다

    오랜만에 꺼낸 은수저가 거뭇하게 변색돼 있었다. 따로 광약도 없고 해서, 집에 있는 것만으로 은수저를 반짝이게 되살리기로 했다.

    은수저가 거뭇해지는 건 공기와 음식 속 황 성분과 만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은이 황과 만나면 표면에 검은 막이 생긴다길래 그 점을 짚었다. 특히 노른자나 양파처럼 황이 많은 음식이 닿으면 더 빨리 거뭇해진다길래 알아 뒀다.

    먼저 그릇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았다. 포일을 그릇 안쪽에 깔고 은수저를 그 위에 올렸다. 반짝이는 면이 위로 오게 깔아 은수저가 포일에 직접 닿게 했다.

    베이킹소다와 소금을 뿌렸다. 은수저 위에 베이킹소다와 소금을 넉넉히 뿌렸다. 둘 다 있어야 반응이 잘 일어난다길래 함께 썼다.

    뜨거운 물을 부었다. 팔팔 끓인 물을 부으니 자잘한 거품이 일며 반응이 시작됐다. 은수저가 포일에 닿아 있어야 검은 것이 옮겨간다길래 그렇게 담갔다.

    잠시 담가 두었다. 검은 변색이 옅어지도록 바로 꺼내지 않고 한동안 담가 두었다. 변색이 심할수록 넉넉히 담가 둬야 잘 벗겨졌고, 은수저끼리 겹치지 않게 펴 담아야 고루 닿았다.

    담가 두니 거뭇함이 포일로 옮겨갔다. 문지르지 않았는데도 검은 것이 포일 쪽으로 옮겨 붙어, 은수저가 밝아졌다. 광약으로 문질러 벗기는 것과 달리 은이 덜 닳는다길래 마음에 들었다.

    남은 자국은 부드럽게 닦았다. 덜 벗겨진 곳은 베이킹소다를 묻힌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닦고, 무늬 사이 홈은 부드러운 솔로 쓸어 냈다.

    거친 수세미는 쓰지 않았다. 은은 무른 금속이라 쇠수세미로 문지르면 잔기스가 난다길래, 부드러운 것만 썼다.

    맑은 물에 헹궈 물기를 닦았다. 베이킹소다가 남지 않게 헹구고, 물기를 그냥 두면 다시 얼룩이 지니 마른행주로 바로 닦았다.

    반짝이는 은수저를 보니 새것 같았다. 은수저는 결국 황 때문에 검어지는 거라, 쓰고 나면 바로 닦고 공기가 덜 닿게 두기로 마음먹었다.

  • 기름 찌든 환풍기 팬을 분해해 닦았다

    화장실 환풍기가 먼지로 새까맣고 주방 쪽은 기름까지 엉겨 끈적했다. 소리도 시끄러워져서, 분해해 팬을 닦기로 했다.

    환풍기가 지저분하면 바람이 약해지고 소리도 커진다는 걸 알게 됐다. 팬 날개에 먼지와 기름이 엉기면 무거워져 잘 안 돌고, 그만큼 소음도 커진다길래 속까지 닦기로 했다.

    먼저 전원부터 내렸다. 청소 중 팬이 돌면 위험하니, 차단기나 스위치로 전원을 확실히 끄고 시작했다.

    덮개를 열어 떼어 냈다. 대개 양옆을 눌러 젖히면 덮개가 빠진다길래, 무리하게 당기지 말고 조심히 떼어 냈다. 떼어 낸 덮개는 나중에 헷갈리지 않게 방향을 기억해 두었다.

    먼지 덮개는 마른 솔로 먼저 털었다. 물부터 대면 먼지가 진흙처럼 뭉친다길래, 마른 상태에서 솔로 굵은 먼지를 털어 냈다. 덮개 그물코에 낀 먼지는 청소기로 빨아들이니 한결 깨끗해졌다.

    팬 날개는 따뜻한 세제 물에 담갔다. 기름이 엉긴 날개는 따뜻한 물에 주방세제를 풀어 담그니, 굳은 기름이 흐물해져 떨어지기 쉬워졌다.

    불린 뒤 스펀지와 칫솔로 닦았다. 날개 하나하나를 스펀지로 훑고, 좁은 틈은 칫솔로 문질러 낀 기름을 밀어냈다.

    모터가 있는 몸통은 물에 담그지 않았다. 몸통에 물이 들어가면 고장 난다길래, 몸통은 물기를 꼭 짠 행주로 겉만 닦았다.

    씻은 부품은 물기를 완전히 말렸다. 젖은 채로 조립하면 먼지가 다시 잘 붙고 모터에도 안 좋다길래, 바싹 말린 뒤 끼웠다.

    분해한 역순으로 조립했다. 날개를 끼우고 덮개를 덮은 뒤 헐거운 데가 없나 확인하고, 전원을 다시 올려 바람을 확인했다.

    바람이 세지고 소음이 줄었다. 먼지와 기름이 걷힌 팬이 가볍게 도니, 습기와 냄새도 훨씬 잘 빠지는 듯했다. 윙윙대던 소리가 잦아든 것만으로도 청소한 보람이 있었다.

    가끔 덮개만이라도 털기로 했다. 먼지가 두껍게 쌓이기 전에 이따금 덮개를 털면 오래 깨끗하다길래, 그렇게 관리하기로 마음먹었다.

  • 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었다

    전기밥솥에 밥을 오래 보온해 두었더니 아래쪽이 살짝 눌어 냄새가 났다. 버리기 아까워서, 아예 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기로 했다.

    보온으로 살짝 누른 밥은 눌은밥 만들기에 딱 좋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른 팬을 준비하고, 밥을 한 주걱 크게 떠서 팬에 넓게 폈다.

    주걱 등으로 밥을 꾹꾹 눌러 얇게 만들었다. 두툼하면 속이 안 마르고 겉만 타니, 최대한 얇고 고르게 펴는 것이 요령이라고 들었다.

    약한 불로 팬을 달궜다. 센 불에 올리면 겉만 새까맣게 타 버리니, 불을 최대한 줄이고 천천히 익히기로 했다.

    한참 두었다가 바닥이 노릇해질 즈음 뒤집었다. 밥알이 팬에 붙어 잘 안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노릇하게 익으니 주걱으로 밀자 통째로 떨어졌다.

    반대쪽도 노릇하게 구웠다. 양면이 고르게 익도록 팬을 살짝 돌려 가며, 색이 진해지는 걸 지켜봤다.

    다 구운 눌은밥은 그대로 먹어도 고소했다. 한 조각 떼어 먹어 보니 바삭하면서 구수해서, 과자처럼 집어 먹기 좋았다.

    남은 눌은밥으로는 숭늉을 끓였다. 팬에 물을 붓고 눌은밥을 넣어 끓이니, 구수한 누룽지 숭늉이 우러났다.

    숭늉을 한 그릇 떠서 아침으로 먹었다. 입맛 없는 아침에 뜨끈한 숭늉을 훌훌 마시니, 속이 편안하게 풀리는 느낌이었다.

    바삭한 눌은밥은 따로 통에 담아 두었다. 간식으로 집어 먹거나, 물을 부어 숭늉으로 끓여 먹으면 되니 두고두고 쓸 만했다. 완전히 식혀서 담아야 눅눅해지지 않는다길래, 한참 두었다가 통에 넣었다.

    숭늉에 밥알을 조금 남겨 두니 씹는 맛도 있었다. 맑게 우린 국물만 마셔도 좋고, 눌은밥을 건져 함께 떠먹어도 든든해서 취향대로 즐길 수 있었다.

    버리려던 눌은 밥이 아침 한 끼와 간식이 되니 알뜰한 기분이었다. 보온으로 밥이 눌으면 짜증만 났는데,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는 밥이 남으면 눌은밥으로 구워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갓 지은 밥으로도 일부러 만들 만큼 구수하니, 아침 메뉴 하나가 늘어난 셈이었다.

  • 선풍기를 벽 쪽으로 돌려 서큘레이터처럼 써 봤다

    에어컨을 틀어도 방 안 공기가 한쪽만 시원하고 골고루 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선풍기를 벽 쪽으로 돌려 놓으면 공기가 순환된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한번 해 보기로 했다.

    평소엔 선풍기를 사람 쪽으로 향하게 두고 바람을 직접 쐬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벽이나 천장 쪽을 향하게 돌렸다. 처음엔 사람한테 안 부니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에어컨을 켠 채로 선풍기를 창문 반대쪽 벽을 향해 틀어 두었다. 찬 공기가 한곳에 고이지 않고 밀려서 방 안을 돌게 하려는 것이었다.

    회전 기능을 끄고 한 방향으로 고정해 두는 게 낫다길래, 좌우로 돌지 않게 고정하고 벽 위쪽을 향하도록 각도를 맞췄다.

    잠시 지나자 신기하게도 방 안 공기가 한결 고르게 시원해진 느낌이 들었다. 에어컨 앞쪽만 춥고 구석은 덥던 게 덜해졌다.

    특히 방문 근처나 구석처럼 찬 공기가 잘 안 닿던 곳까지 서늘해진 게 느껴졌다. 바람이 벽을 타고 돌아 방 전체를 훑는 모양이었다.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여도 비슷하게 시원해서, 이렇게 하면 전기도 아끼겠다 싶었다. 찬 공기를 굳이 세게 안 틀어도 골고루 퍼지니 그런 것 같았다.

    선풍기 위치도 몇 번 바꿔 봤다. 에어컨과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찬 바람만 밀어내는 것 같아, 방 가운데쯤에서 벽을 향하게 두니 순환이 잘됐다.

    서큘레이터를 따로 살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있는 선풍기로 비슷한 효과를 보니 굳이 안 사도 되겠다 싶었다.

    다만 사람한테 바람을 직접 쐬는 시원함과는 다른 느낌이라, 더 더울 땐 잠깐씩 나를 향해 돌려 쓰기도 했다. 상황에 맞게 방향만 바꾸면 되니 편했다.

    늘 쓰던 선풍기인데 방향 하나 바꿨다고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 여름 내내 에어컨과 함께 이렇게 돌려 두면 한결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겠다 싶었다.

  • 여름 샌들을 솔로 문질러 빨았다

    여름 내내 신고 다닌 샌들의 발바닥 닿는 부분이 어느새 거뭇거뭇해지고, 냄새를 맡아 보니 발 냄새까지 배어 있었다. 맨발로 신는 신발이라 더 신경이 쓰여서, 오늘은 날을 잡아 제대로 빨기로 했다.

    먼저 샌들에 붙은 흙과 먼지를 마른 솔로 툭툭 털어 냈다. 물부터 묻히면 마른 흙이 번져서 더 지저분해진다길래, 물기 없는 상태에서 굵은 이물질을 먼저 떨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받고 세제를 조금 풀어 거품을 냈다. 거기에 샌들 두 짝을 담가 잠깐 불렸는데, 물이 금세 누렇게 뿌예지는 걸 보니 겉보기보다 훨씬 더러웠구나 싶었다.

    어느 정도 불린 뒤 낡은 칫솔에 세제를 묻혀 발바닥 닿는 부분을 문질렀다. 오래 눌어붙은 거뭇한 자국은 한 번에 지워지지 않아서, 힘을 줘 가며 같은 자리를 몇 번이고 반복해 닦았다.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끈이나 바닥의 홈처럼 좁은 곳은 칫솔 끝으로 파고들듯 닦았다. 때가 가장 잘 끼고 냄새도 여기서 나는 것 같아서, 다른 데보다 특히 꼼꼼히 신경을 썼다.

    밑창 바닥의 미끄럼 방지 홈에 까맣게 박힌 흙도 솔로 긁어냈다. 오래 신어 단단히 낀 거라 걱정했는데, 물에 충분히 불려 둔 덕인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떨어져 나왔다.

    다 닦은 뒤에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궜다. 세제가 남아 있으면 신었을 때 발이 미끌거리고 오히려 때가 더 잘 낀다길래, 거품이 하나도 안 나올 때까지 반복해 헹궜다.

    물기를 대충 털어 낸 다음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세워서 말렸다. 뙤약볕에 바로 내놓으면 고무나 접착 부분이 변형되고 색도 바랜다길래, 일부러 볕이 안 드는 쪽을 골랐다.

    반나절쯤 지나 바싹 마른 샌들을 신어 보니 발바닥에 닿는 느낌부터 뽀득했다. 거뭇하던 자국이 눈에 띄게 옅어졌고, 코를 대 봐도 배어 있던 냄새가 거의 가셔 있었다.

    슬슬 낡았나 싶어 새로 살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빨아 놓으니 새것처럼 말끔해져서 한 철은 더 신어도 되겠다 싶었다. 괜히 버릴 뻔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름 신발은 땀이 많이 배는 만큼 이렇게 가끔 빨아 주면 되는 거였구나 싶어 뿌듯했다. 다음부터는 냄새가 심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빨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장마철 눅눅한 방에 숯을 놔 봤다

    장마가 이어지니 방 안이 눅눅하고 어딘가 쿰쿰했다. 제습기를 계속 켜 두기도 부담스러워서, 예전에 들었던 대로 숯을 놔 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파는 국산 참숯을 한 봉지 사 왔다. 그냥 두면 검은 가루가 묻는다길래,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궈 바싹 말린 다음에 쓰기로 했다.

    마른 숯을 바구니에 담아 방 구석과 옷장, 신발장에 하나씩 놔 뒀다. 습기와 냄새를 빨아들인다는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며칠 지나 옷장을 열어 보니 쿰쿰하던 냄새가 한결 옅어져 있었다. 눈에 띄게 보송해진 건 아니어도, 냄새가 준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졌다.

    숯은 가끔 볕에 말려 주면 다시 쓸 수 있다길래, 맑은 날 베란다에 내다 말렸다. 한 번 사면 두고두고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기도 안 들고 조용히 습기와 냄새를 잡아 주니 부담이 없었다. 제습기만큼 확 마르는 건 아니지만, 구석구석 놔두기엔 이만한 게 없다 싶었다.

  • 오이가 많아 오이지를 담가 봤다

    오이를 한 relative 상자나 얻어서 냉장고에 넣어 뒀는데, 다 먹기도 전에 물러질 것 같았다. 그러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오이지를 담가 보기로 했다.

    오이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고 통에 차곡차곡 담았다. 무르지 않게 하려면 물기를 잘 말려야 한다길래, 한참 채반에 널어 두었다가 담았다.

    소금물을 끓여 뜨거울 때 오이 위에 부었다. 뜨거운 소금물을 부어야 아삭해진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했는데, 김이 확 올라와 얼굴이 뜨거웠다.

    오이가 소금물 위로 뜨지 않게 접시로 눌러 두었다. 하루 이틀 지나 소금물만 다시 끓여 식혀 붓기를 몇 번 반복하라길래, 잊지 않으려 달력에 표시해 뒀다.

    며칠 지나니 오이가 노르스름하게 절여지며 오이지 냄새가 났다. 하나 꺼내 썰어 맛보니 아삭하고 짭조름한 게 제법 그럴듯했다.

    찬물에 헹궈 송송 썰고 참기름과 깨를 뿌리니 밥반찬으로 딱이었다. 물러 버릴 뻔한 오이가 여름 내내 먹을 밑반찬이 되니, 담그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 침대에 모기장을 쳤다

    밤마다 귓가에서 앵앵대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불을 켜고 잡으려 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겨우 누우면 또 나타나서 결국 모기장을 사기로 했다.

    침대에 씌우는 사각 모기장을 골랐는데, 상자를 열어 보니 기둥과 그물, 연결 부품이 잔뜩이라 좀 막막했다. 설명서를 몇 번이나 다시 봤다.

    기둥을 침대 네 귀퉁이에 세우고 그물을 덮는 방식이었는데, 혼자 하려니 한쪽을 맞추면 다른 쪽이 넘어져 애를 먹었다. 결국 이리저리 붙잡아 가며 겨우 세웠다.

    다 치고 나니 침대 위에 작은 방이 하나 생긴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가 지퍼를 닫으니 왠지 아늑하고, 어릴 때 이불로 텐트 치던 기억도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났다.

    그날 밤은 앵앵대는 소리 없이 푹 잤다. 혹시 안에 한 마리 들어와 있을까 봐 눕기 전에 꼼꼼히 살핀 덕인지, 오랜만에 방해받지 않고 아침까지 잤다.

    매일 여닫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해도, 물릴 걱정 없이 자는 게 어디냐 싶다. 진작 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 여름밤이었다.

  • 수박이 남아서 화채를 만들어 봤다

    큰 수박을 하나 샀더니 며칠을 먹어도 반이 넘게 남았다. 계속 그냥 썰어 먹기도 물려서, 남은 수박으로 화채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수박을 반 갈라 숟가락으로 과육을 파냈다. 예쁘게 동그란 볼로 뜨고 싶었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어, 그냥 큼직하게 떠서 그릇에 담았다.

    거기에 우유를 붓고 사이다를 조금 넣었다. 어릴 때 먹던 화채가 뽀얗고 톡 쏘는 맛이었던 게 떠올라서인데, 비율을 몰라 조금씩 부어 가며 맞췄다.

    단맛이 부족한가 싶어 설탕을 살짝 넣으려다, 수박이 이미 다니 참았다. 대신 얼음을 몇 개 띄우니 국물이 시원해지면서 마시기 딱 좋아졌다.

    한 숟갈 떠먹어 보니 수박 단맛에 우유의 고소함, 사이다의 청량함이 섞여 제법 그럴듯했다. 냉장고에 남아 애물단지 같던 수박이 근사한 간식으로 변신했다.

    더운 오후에 한 그릇 떠먹으니 속이 시원했다. 남은 수박 처리도 하고 여름 간식도 챙긴 셈이라, 다음에 수박이 남으면 또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 비 오는 날 감자전을 부쳤다

    장마라 하루 종일 비가 오니 괜히 기름진 게 당겨서, 감자전을 부쳐 먹기로 했다. 비 오는 날엔 역시 전이지 싶었다.

    감자를 몇 개 강판에 갈았다. 손이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갈았는데, 다 갈고 나니 손목이 얼얼했다. 강판에 가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었다.

    간 감자를 체에 밭쳐 물기를 짜고, 가라앉은 녹말은 다시 섞으라길래 그렇게 했다. 소금 조금 넣고 반죽을 만들어, 기름 두른 팬에 한 국자씩 올려 얇게 폈다.

    노릇해질 때까지 눌러 가며 부쳤다. 뒤집을 때 반이 부서져서 모양은 엉망이었지만, 가장자리가 바삭하게 익은 게 먹음직스러웠다. 간장에 찍어 한 입 먹으니 겉은 바삭 속은 쫀득했다.

    부치는 족족 집어 먹느라 접시에 쌓일 새가 없었다. 빗소리 들으면서 따뜻한 전을 먹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모양이야 어떻든 맛은 성공이라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