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꺼낸 은수저가 거뭇하게 변색돼 있었다. 따로 광약도 없고 해서, 집에 있는 것만으로 은수저를 반짝이게 되살리기로 했다.
은수저가 거뭇해지는 건 공기와 음식 속 황 성분과 만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은이 황과 만나면 표면에 검은 막이 생긴다길래 그 점을 짚었다. 특히 노른자나 양파처럼 황이 많은 음식이 닿으면 더 빨리 거뭇해진다길래 알아 뒀다.
먼저 그릇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았다. 포일을 그릇 안쪽에 깔고 은수저를 그 위에 올렸다. 반짝이는 면이 위로 오게 깔아 은수저가 포일에 직접 닿게 했다.
베이킹소다와 소금을 뿌렸다. 은수저 위에 베이킹소다와 소금을 넉넉히 뿌렸다. 둘 다 있어야 반응이 잘 일어난다길래 함께 썼다.
뜨거운 물을 부었다. 팔팔 끓인 물을 부으니 자잘한 거품이 일며 반응이 시작됐다. 은수저가 포일에 닿아 있어야 검은 것이 옮겨간다길래 그렇게 담갔다.
잠시 담가 두었다. 검은 변색이 옅어지도록 바로 꺼내지 않고 한동안 담가 두었다. 변색이 심할수록 넉넉히 담가 둬야 잘 벗겨졌고, 은수저끼리 겹치지 않게 펴 담아야 고루 닿았다.
담가 두니 거뭇함이 포일로 옮겨갔다. 문지르지 않았는데도 검은 것이 포일 쪽으로 옮겨 붙어, 은수저가 밝아졌다. 광약으로 문질러 벗기는 것과 달리 은이 덜 닳는다길래 마음에 들었다.
남은 자국은 부드럽게 닦았다. 덜 벗겨진 곳은 베이킹소다를 묻힌 부드러운 천으로 살살 닦고, 무늬 사이 홈은 부드러운 솔로 쓸어 냈다.
거친 수세미는 쓰지 않았다. 은은 무른 금속이라 쇠수세미로 문지르면 잔기스가 난다길래, 부드러운 것만 썼다.
맑은 물에 헹궈 물기를 닦았다. 베이킹소다가 남지 않게 헹구고, 물기를 그냥 두면 다시 얼룩이 지니 마른행주로 바로 닦았다.
반짝이는 은수저를 보니 새것 같았다. 은수저는 결국 황 때문에 검어지는 거라, 쓰고 나면 바로 닦고 공기가 덜 닿게 두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