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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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에 밥을 오래 보온해 두었더니 아래쪽이 살짝 눌어 냄새가 났다. 버리기 아까워서, 아예 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기로 했다.

보온으로 살짝 누른 밥은 눌은밥 만들기에 딱 좋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른 팬을 준비하고, 밥을 한 주걱 크게 떠서 팬에 넓게 폈다.

주걱 등으로 밥을 꾹꾹 눌러 얇게 만들었다. 두툼하면 속이 안 마르고 겉만 타니, 최대한 얇고 고르게 펴는 것이 요령이라고 들었다.

약한 불로 팬을 달궜다. 센 불에 올리면 겉만 새까맣게 타 버리니, 불을 최대한 줄이고 천천히 익히기로 했다.

한참 두었다가 바닥이 노릇해질 즈음 뒤집었다. 밥알이 팬에 붙어 잘 안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노릇하게 익으니 주걱으로 밀자 통째로 떨어졌다.

반대쪽도 노릇하게 구웠다. 양면이 고르게 익도록 팬을 살짝 돌려 가며, 색이 진해지는 걸 지켜봤다.

다 구운 눌은밥은 그대로 먹어도 고소했다. 한 조각 떼어 먹어 보니 바삭하면서 구수해서, 과자처럼 집어 먹기 좋았다.

남은 눌은밥으로는 숭늉을 끓였다. 팬에 물을 붓고 눌은밥을 넣어 끓이니, 구수한 누룽지 숭늉이 우러났다.

숭늉을 한 그릇 떠서 아침으로 먹었다. 입맛 없는 아침에 뜨끈한 숭늉을 훌훌 마시니, 속이 편안하게 풀리는 느낌이었다.

바삭한 눌은밥은 따로 통에 담아 두었다. 간식으로 집어 먹거나, 물을 부어 숭늉으로 끓여 먹으면 되니 두고두고 쓸 만했다. 완전히 식혀서 담아야 눅눅해지지 않는다길래, 한참 두었다가 통에 넣었다.

숭늉에 밥알을 조금 남겨 두니 씹는 맛도 있었다. 맑게 우린 국물만 마셔도 좋고, 눌은밥을 건져 함께 떠먹어도 든든해서 취향대로 즐길 수 있었다.

버리려던 눌은 밥이 아침 한 끼와 간식이 되니 알뜰한 기분이었다. 보온으로 밥이 눌으면 짜증만 났는데,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는 밥이 남으면 눌은밥으로 구워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갓 지은 밥으로도 일부러 만들 만큼 구수하니, 아침 메뉴 하나가 늘어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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