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고 남은 김이 눅눅해져 눅진눅진 씹혔다. 버리긴 아까워서,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바삭하게 되살려 보기로 했다.
김이 눅눅해진 건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여서라는 걸 알게 됐다. 김은 워낙 습기를 잘 먹는 데다, 봉지를 대충 접어 둔 탓에 바람이 통하며 눅눅해진 거였다.
먼저 마른 프라이팬을 약한 불에 올렸다. 기름은 두르지 않고, 팬만 은근히 데워지도록 불을 아주 약하게 맞췄다.
데워진 팬에 김을 한 장씩 올렸다. 여러 장 겹치면 고루 안 데워진다길래, 한 장씩 펴서 올리고 금세 뒤집었다.
김이 타지 않게 몇 초씩만 앞뒤로 데웠다. 김은 순식간에 타 버리니, 색이 변하기 전에 재빨리 뒤집어 습기만 날렸다.
데우자 김에서 눅눅한 기운이 가시고 다시 바스락해졌다. 습기가 열에 날아가며, 처음 뜯었을 때처럼 바삭한 식감이 살아났다.
구운 김은 팬에서 바로 꺼내 한 김 식혔다. 뜨거운 채로 겹쳐 두면 김끼리 닿은 자리가 다시 눅눅해진다길래, 펼쳐 두어 식혔다.
전자레인지로도 잠깐 데워 봤다. 팬이 번거로우면 김을 키친타월에 올려 몇십 초 돌려도 습기가 날아간다길래, 남은 몇 장은 그렇게 해 봤다.
되살린 김은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꺼냈다. 한꺼번에 다 구워 두면 또 눅눅해지니, 먹을 만큼만 데워 먹기로 했다.
남은 김은 이번엔 제대로 보관하기로 했다. 봉지 입구를 접어 집게로 꼭 물리고, 안에 눅눅함을 막을 방습제를 함께 넣어 두었다.
김 봉지는 서늘하고 마른 곳에 두었다. 습기 찬 싱크대 밑보다, 바람이 잘 드는 건조한 자리에 두어야 오래간다길래 자리를 옮겼다.
냉동실에 넣어 두면 더 오래간다는 것도 알게 됐다. 오래 두고 먹을 김은 밀봉해 냉동해 두면 눅눅해지지 않는다길래, 여분은 얼려 두었다.
버릴 뻔한 김을 살려 먹으니 알뜰했다. 눅눅하다고 버리지 말고 살짝 데우면 되니, 다음엔 처음부터 방습에 신경 써 보관하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