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verradell

  • 곰팡이 핀 우산을 닦아 말렸다

    장마철에 접어 둔 우산을 오랜만에 펴 보니 천에 거뭇한 곰팡이가 점점이 피어 있었다. 젖은 채로 접어 둔 탓이겠거니 싶어, 닦아서 되살려 보기로 했다.

    우선 우산을 활짝 펴서 베란다에 세웠다. 좁게 접힌 채로는 닦기 어려우니, 완전히 펴서 곰팡이가 어디에 얼마나 폈는지부터 살폈다.

    곰팡이가 핀 부분에 베이킹소다를 푼 물을 적셔 두었다. 독한 약품은 천을 상하게 할 것 같아, 우선 순한 방법부터 써 보기로 했다.

    잠시 두었다가 헌 칫솔로 곰팡이 자국을 살살 문질렀다. 세게 문지르면 천이 상할까 봐, 결을 따라 부드럽게 여러 번 문질렀다.

    점점이 박힌 곰팡이가 조금씩 옅어졌다. 오래 박힌 자국은 완전히 안 지워졌지만, 거뭇하던 게 눈에 띄게 흐려져서 그럭저럭 봐줄 만해졌다.

    잘 안 지워지는 자국에는 식초를 조금 묻혀 문질렀다. 식초가 곰팡이에 효과가 있다길래, 냄새를 참고 자국에만 발라 문질러 봤다.

    우산살과 천이 만나는 구석도 닦았다. 곰팡이는 물이 고이는 구석에 특히 많이 폈길래, 칫솔 끝으로 좁은 틈을 훑어 냈다.

    닦은 뒤 깨끗한 물걸레로 세제와 식초를 훔쳐 냈다. 약품이 남으면 천이 상할 것 같아, 여러 번 닦아 냈다.

    우산을 편 채로 바람이 드는 곳에서 바싹 말렸다. 곰팡이의 원인이 결국 습기였으니, 이번엔 완전히 마를 때까지 며칠을 펴 두기로 했다.

    다 마른 우산을 보니 곰팡이가 옅어지고 눅눅하던 냄새도 가셨다. 새것처럼 완전히 깨끗해지진 않았어도, 버리려던 우산을 한 철은 더 쓸 만해져서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앞으로는 우산을 쓴 뒤 바로 접지 않기로 했다. 현관에서 펴서 말린 뒤 접어 두면 곰팡이가 안 필 텐데, 그동안 젖은 채로 접어 둔 게 문제였다.

    젖은 우산을 바로 씌우던 우산 커버도 문제였다. 통풍이 안 돼 곰팡이가 더 잘 핀다길래, 커버는 우산이 다 마른 뒤에만 씌우기로 했다.

    우산꽂이에 그냥 꽂아 두던 습관도 고쳐야겠다 싶었다. 물기만 잘 말려 두면 우산 하나를 몇 년은 더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었다

    전기밥솥에 밥을 오래 보온해 두었더니 아래쪽이 살짝 눌어 냄새가 났다. 버리기 아까워서, 아예 눌은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기로 했다.

    보온으로 살짝 누른 밥은 눌은밥 만들기에 딱 좋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른 팬을 준비하고, 밥을 한 주걱 크게 떠서 팬에 넓게 폈다.

    주걱 등으로 밥을 꾹꾹 눌러 얇게 만들었다. 두툼하면 속이 안 마르고 겉만 타니, 최대한 얇고 고르게 펴는 것이 요령이라고 들었다.

    약한 불로 팬을 달궜다. 센 불에 올리면 겉만 새까맣게 타 버리니, 불을 최대한 줄이고 천천히 익히기로 했다.

    한참 두었다가 바닥이 노릇해질 즈음 뒤집었다. 밥알이 팬에 붙어 잘 안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노릇하게 익으니 주걱으로 밀자 통째로 떨어졌다.

    반대쪽도 노릇하게 구웠다. 양면이 고르게 익도록 팬을 살짝 돌려 가며, 색이 진해지는 걸 지켜봤다.

    다 구운 눌은밥은 그대로 먹어도 고소했다. 한 조각 떼어 먹어 보니 바삭하면서 구수해서, 과자처럼 집어 먹기 좋았다.

    남은 눌은밥으로는 숭늉을 끓였다. 팬에 물을 붓고 눌은밥을 넣어 끓이니, 구수한 누룽지 숭늉이 우러났다.

    숭늉을 한 그릇 떠서 아침으로 먹었다. 입맛 없는 아침에 뜨끈한 숭늉을 훌훌 마시니, 속이 편안하게 풀리는 느낌이었다.

    바삭한 눌은밥은 따로 통에 담아 두었다. 간식으로 집어 먹거나, 물을 부어 숭늉으로 끓여 먹으면 되니 두고두고 쓸 만했다. 완전히 식혀서 담아야 눅눅해지지 않는다길래, 한참 두었다가 통에 넣었다.

    숭늉에 밥알을 조금 남겨 두니 씹는 맛도 있었다. 맑게 우린 국물만 마셔도 좋고, 눌은밥을 건져 함께 떠먹어도 든든해서 취향대로 즐길 수 있었다.

    버리려던 눌은 밥이 아침 한 끼와 간식이 되니 알뜰한 기분이었다. 보온으로 밥이 눌으면 짜증만 났는데,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는 밥이 남으면 눌은밥으로 구워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갓 지은 밥으로도 일부러 만들 만큼 구수하니, 아침 메뉴 하나가 늘어난 셈이었다.

  • 눅눅해진 김을 오븐 대신 팬에 되살렸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뜯어 둔 김이 눅눅해져 흐물흐물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먹자니 눅진해서, 팬에 다시 구워 보기로 했다.

    눅눅한 김은 마른 팬에 살짝 구우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기름도 두르지 않고, 팬만 약한 불에 데워 두기로 했다.

    팬이 데워지는 동안 김을 몇 장씩 겹쳐 두었다. 한 장씩 구우면 오래 걸리니, 서너 장을 포개어 한 번에 올리기로 했다.

    약한 불로 데운 팬에 김을 얹었다. 센 불에 올리면 금방 타 버린다길래, 불을 최대한 줄이고 김을 살살 눌러 가며 데웠다.

    몇 초 지나자 눅눅하던 김이 다시 바삭해지는 게 손끝으로 느껴졌다. 축 처져 있던 김이 팽팽하게 살아나는 게 신기했다.

    한쪽이 데워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살짝 구웠다. 오래 두면 타니, 색이 변하기 전에 재빨리 뒤집어 양면을 데웠다.

    구운 김을 접시에 옮겨 한 김 식혔다. 뜨거울 때는 눅눅한지 아닌지 잘 모르는데, 식고 나니 확실히 바삭해져 있었다.

    맛을 보니 처음 뜯었을 때처럼 고소하고 바삭했다. 눅눅해서 못 먹겠다 싶던 김이 멀쩡한 반찬으로 되살아나서 뿌듯했다.

    남은 김은 이번엔 눅눅해지지 않게 밀폐 용기에 담았다. 봉지째 클립으로만 집어 두면 또 습기를 먹으니, 김 사이에 김에 딸려 온 방습제를 넣고 뚜껑을 꼭 닫아 통에 담아 두었다.

    방습제가 없을 땐 마른 김이나 소금을 조금 넣어도 습기를 잡아 준다고 한다. 어차피 버리려던 방습제를 모아 두면 이럴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싶어, 앞으로는 챙겨 두기로 했다.

    통을 냉동실에 넣어 두기로 했다. 김은 냉동 보관하면 눅눅해지지 않고 오래간다길래, 자리를 만들어 넣어 두었다.

    냉동한 김은 먹기 전에 실온에 잠깐 두었다가 구우면 바로 바삭해진다고 한다. 얼렸다고 눅눅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습기를 막아 주니 여름철 보관법으로 딱이겠다 싶었다.

    버릴 뻔한 김을 팬 하나로 되살리고 보관법까지 챙기니 알뜰한 기분이었다. 김이 눅눅해지면 버리지 말고 팬에 데우면 된다는 걸 이제 안다.

  • 블라인드 먼지를 양말로 닦았다

    창가 블라인드를 무심코 만졌다가 손끝이 시커메졌다. 살마다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어서, 오늘은 미루던 블라인드 청소를 하기로 했다.

    블라인드는 살이 촘촘해서 걸레로 닦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러다 헌 양말을 손에 끼워 닦으면 편하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안 신는 양말을 하나 꺼냈다.

    양말을 장갑처럼 손에 끼우고 물을 살짝 묻혔다. 너무 젖으면 먼지가 진흙처럼 뭉치니, 물기를 꼭 짜서 촉촉한 정도로만 만들었다.

    블라인드 살을 하나씩 엄지와 검지로 집어 훑었다. 양말 낀 손으로 살을 감싸 쥐고 옆으로 쭉 밀자, 위아래 먼지가 한 번에 닦여 나왔다.

    한 손으로 살을 잡고 다른 손으로 훑으니 살이 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걸레 한 장으로 낑낑대던 것과 달리, 양말은 살을 감싸 줘서 훨씬 빨랐다.

    양말이 금세 새까매져서 중간에 뒤집어 가며 썼다. 앞뒤로 다 더러워지면 헹궈서 다시 물기를 짜고, 그래도 안 되면 새 양말로 갈았다.

    먼지가 특히 심한 아래쪽 살은 물기를 조금 더 묻혀 닦았다. 오래 앉아 눌어붙은 먼지도 촉촉한 양말로 문지르니 조금씩 벗겨졌다.

    블라인드를 반대로 돌려 살의 뒷면도 닦았다. 앞만 닦고 끝내면 뒤쪽 먼지가 그대로라, 각도를 바꿔 양면을 다 훑었다.

    줄을 당기는 조절 부분과 위쪽 틀에 낀 먼지도 양말 낀 손가락으로 훔쳤다. 걸레로는 잘 안 들어가던 좁은 틈이 손가락으로는 쏙 들어갔다.

    다 닦고 나서 창으로 드는 빛을 보니 뿌옇던 게 사라지고 살이 깨끗했다. 손끝을 대 봐도 먼지가 묻어나지 않아 개운했다.

    먼지가 많이 앉기 전에 마른 양말로 가볍게 훑어만 줘도 관리가 된다는 걸 알았다. 물걸레질은 이따금 하고, 평소엔 마른 양말로 슥 훑는 습관을 들이면 될 것 같았다.

    버리려던 양말이 이렇게 요긴할 줄 몰랐다. 걸레보다 편하고 손에 딱 맞으니, 앞으로 블라인드는 양말로 닦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눌어붙은 냄비를 식초로 되살렸다

    국을 끓이다 한눈판 사이 냄비 바닥이 새까맣게 눌어붙었다.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꿈쩍을 안 해서, 식초로 불려 보기로 했다.

    먼저 눌어붙은 냄비에 물을 자작하게 부었다. 바닥이 잠길 만큼만 물을 채우고, 여기에 식초를 서너 숟갈 넉넉히 둘렀다.

    식초 물을 부은 냄비를 불에 올려 끓였다. 팔팔 끓기 시작하니 눌어붙은 자국 가장자리가 조금씩 들뜨는 게 보여서,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 끓인 뒤 불을 끄고 그대로 두었다. 뜨거울 때 바로 긁기보다, 한 김 식히며 탄 자국이 물에 불도록 시간을 두는 게 낫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식은 뒤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살살 긁었다. 그렇게 안 떨어지던 탄 자국이 주걱을 대니 뭉텅뭉텅 밀려 일어나서 통쾌했다.

    큰 덩어리를 걷어 낸 뒤 물을 버리고 수세미로 문질렀다. 식초에 불어서인지 남은 자국도 힘을 크게 안 줘도 매끈하게 벗겨졌다.

    가장자리와 모서리에 낀 탄 자국은 베이킹소다를 조금 뿌려 문질렀다. 식초로 안 지워진 부분이 베이킹소다의 까슬함에 마저 닦여 나왔다.

    다 닦은 냄비를 맑은 물에 헹구니 바닥이 원래의 은색으로 돌아왔다. 새까맣던 게 이렇게 깨끗해지니, 버릴까 고민했던 게 민망했다.

    식초 냄새가 남을까 봐 맹물을 부어 한 번 더 끓여 헹궜다. 시큼한 기운이 말끔히 가시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

    물기를 닦아 마른행주로 훔치고 나니 반질반질했다. 태워 먹었다고 새 냄비를 살 뻔했는데, 식초 한 병으로 되살아난 셈이었다.

    알고 보니 식초 대신 베이킹소다나 사과 껍질, 양파 껍질을 넣고 끓여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고 한다. 집에 식초가 없을 땐 그런 것들로 대신할 수 있다니, 알아 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겠다 싶었다.

    박박 문지르며 힘 뺄 필요 없이, 불려서 벗기면 된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앞으로 냄비를 태우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식초부터 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오래된 텀블러 뚜껑 고무패킹을 분리해 닦았다

    매일 쓰는 텀블러에서 언제부턴가 퀴퀴한 냄새가 났다. 안쪽은 깨끗한데 이상하다 싶어 뚜껑을 살펴보니, 고무패킹 틈이 문제였다.

    뚜껑을 뒤집어 보니 가장자리에 끼워진 고무패킹이 있었다. 그동안 뚜껑째 대충 헹구기만 했지, 이 패킹을 빼서 닦을 생각은 못 했던 것이다.

    손톱으로 패킹 끝을 살살 들어 올려 분리했다. 홈에 꽉 끼워져 있어 처음엔 잘 안 빠졌는데, 한쪽을 들어 올리니 쭉 빠져나왔다.

    빼낸 패킹 안쪽을 보니 거뭇한 물때와 찌꺼기가 잔뜩 끼어 있었다. 냄새의 원인이 바로 이거였구나 싶어, 한편으론 찜찜하고 한편으론 시원했다.

    패킹과 뚜껑 홈을 주방세제로 문질러 닦았다. 좁은 홈은 헌 칫솔로 구석구석 긁어내니, 낀 때가 까맣게 밀려 나왔다.

    뚜껑에 달린 마개와 빨대 꽂는 구멍도 함께 닦았다. 물이 닿았다 마르는 자리라 그런지, 여기에도 물때가 껴 있어 솔로 훑었다.

    냄새가 심하길래 패킹을 베이킹소다 푼 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 냄새가 밴 고무는 담가 두면 좀 빠진다길래, 한동안 담가 놓고 기다렸다.

    담가 둔 패킹을 꺼내 맑은 물에 헹구니 냄새가 확 옅어졌다. 코를 대 봐도 퀴퀴한 기운이 거의 사라져서 다행이었다.

    다 닦은 패킹과 뚜껑을 바람이 드는 곳에서 바싹 말렸다. 물기가 남으면 도로 냄새가 밴다길래, 완전히 마를 때까지 두었다.

    마른 패킹을 원래 홈에 도로 끼웠다. 방향을 맞춰 눌러 끼우니 딱 들어맞아서, 물이 새지도 않았다.

    뚜껑 하나 분리해 닦았을 뿐인데 텀블러에서 나던 냄새가 사라졌다. 앞으로는 며칠에 한 번씩 패킹까지 빼서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가스레인지 삼발이를 삶아 닦았다

    국이 끓어 넘친 자국이 가스레인지 삼발이에 눌어붙어 새까맸다. 행주로 문질러도 꿈쩍을 안 해서, 아예 떼어 내 삶아 보기로 했다.

    먼저 삼발이와 버너 뚜껑을 하나씩 들어 냈다. 오래 안 뗐는지 기름때로 눌어붙어 뻑뻑했는데, 살살 흔들어 가며 떼어 냈다.

    큰 냄비에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를 풀었다. 눌어붙은 기름때는 뜨거운 물에 불려 삶으면 잘 벗겨진다길래, 물을 팔팔 끓였다.

    끓는 물에 삼발이를 넣고 중불로 한참 삶았다. 시커먼 기름때가 물에 둥둥 떠오르는 걸 보니, 그동안 이걸 그냥 썼구나 싶어 좀 민망했다.

    삶는 동안 가스레인지 상판도 닦았다. 삼발이를 떼어 내니 그 밑에 숨어 있던 국물 자국과 부스러기가 훤히 드러나서, 젖은 행주로 훔쳐 냈다.

    충분히 삶은 삼발이를 집게로 건져 냈다. 뜨거우니 조심조심 꺼내, 식은 뒤에 수세미로 문지르기로 했다.

    한 김 식힌 삼발이를 수세미로 문지르니 새까맣던 때가 슥슥 벗겨졌다. 삶기 전엔 꿈쩍도 안 하던 게, 불려 놓으니 힘도 안 들었다.

    골이 진 부분과 구멍은 헌 칫솔로 문질렀다. 좁은 틈에 낀 때가 칫솔로 긁으니 잘 떨어져서, 구석까지 말끔해졌다.

    다 닦은 삼발이를 맑은 물에 헹궈 물기를 털었다. 젖은 채로 끼우면 녹이 슬 것 같아, 마른행주로 한 번 더 닦아 물기를 없앴다.

    바싹 마른 삼발이를 가스레인지에 다시 끼웠다. 새까맣던 게 원래의 거뭇한 무쇠색으로 돌아오니, 부엌 전체가 정돈된 느낌이었다.

    늘 눈에 보이면서도 미루던 청소였는데, 삶아 놓으니 이렇게 쉬운 걸 싶었다. 앞으로는 국물이 넘치면 그때그때 닦아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장마 뒤 눅눅한 옷장에 제습제를 넣었다

    장마가 지나고 옷장을 열었더니 퀴퀴한 냄새가 훅 끼쳤다. 옷을 꺼내 코에 대 보니 눅눅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옷장에 제습제를 넣어 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옷장에 걸거나 세워 두는 제습제를 몇 개 사 왔다. 통에 담긴 것과 옷걸이에 거는 것이 있길래, 자리에 맞게 둘 다 골라 담았다.

    제습제를 넣기 전에 옷장을 먼저 비우고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습기가 찬 채로 제습제만 넣으면 소용없을 것 같아, 바람을 한참 통하게 두었다.

    옷장 안쪽 구석과 바닥을 마른걸레로 닦았다. 손을 대 보니 벽면이 축축해서, 물기를 훔쳐 내고 나서 제습제를 놓기로 했다.

    통에 든 제습제는 옷장 바닥 양쪽 구석에 하나씩 세워 두었다. 습기는 아래로 가라앉는다길래, 바닥 쪽에 놓는 게 낫겠다 싶었다.

    옷걸이형 제습제는 옷들 사이에 걸었다. 두꺼운 겨울옷이 몰려 있는 쪽이 특히 눅눅했던 터라, 그쪽에 하나를 더 걸어 두었다.

    냄새가 밴 옷들은 옷장에 다시 넣기 전에 바람이 드는 곳에 하루 널어 두었다. 눅눅한 옷을 그대로 넣으면 제습제를 넣어도 도로 냄새가 밸 것 같았다.

    며칠 지나 옷장을 열어 보니 통 속에 물이 제법 고여 있었다. 옷장 공기 중의 습기가 이만큼 빠졌구나 싶어 신기했다.

    무엇보다 문을 열 때 나던 퀴퀴한 냄새가 한결 옅어졌다. 옷을 꺼내 입어도 눅눅한 기운이 덜해서 기분이 개운했다.

    제습제 물이 다 차면 새것으로 갈아 줘야 한다길래, 통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이따금 확인하기로 했다. 장마철에는 금방 찬다니 자주 봐야겠다 싶었다.

    습기 하나 잡았을 뿐인데 옷장 전체가 뽀송해진 느낌이었다. 장마철마다 눅눅한 옷 냄새로 고생했는데, 진작 이렇게 챙길 걸 그랬다.

  • 욕실 거울의 뿌연 물때를 닦아 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영 뿌옇게 보였다. 김이 서린 것도 아닌데 늘 흐릿해서 가까이 들여다보니, 거울 전체에 물때가 하얗게 앉아 있었다.

    샤워할 때 튄 물방울이 마르면서 남은 자국이 몇 달치 켜켜이 쌓인 것이었다. 물로 닦으면 그때뿐이고 마르면 도로 뿌예지길래, 이번엔 날 잡고 제대로 닦아 보기로 했다.

    먼저 샤워기로 거울 전체를 한 번 적셨다. 그 위에 식초를 물에 반반으로 타서 분무기로 골고루 뿌렸다. 산성인 식초가 물때를 녹인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났다.

    식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지 않게 키친타월을 거울에 펴 붙이고 그 위에 다시 분무했다. 물때가 푹 불도록 그대로 이십 분쯤 두고 기다렸다.

    기다렸다가 키친타월을 떼고 부드러운 수세미로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서걱거리고 뻑뻑하던 표면이 점점 매끈해지는 게 손끝으로 그대로 느껴졌다.

    모서리와 아래쪽은 물때가 유난히 두꺼웠다. 물이 고였다 마르기를 반복한 자리라 그런지 잘 안 벗겨져서, 식초물을 한 번 더 뿌리고 몇 번을 거듭 문질렀다.

    다 문지른 뒤 샤워기로 식초물을 구석구석 씻어 냈다. 헹구고 나니 물이 거울 면을 타고 매끈하게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부터 전과 확연히 달라 보였다.

    마지막이 중요하다길래 마른걸레로 물기를 싹 닦아 냈다. 물기를 남기면 그 자리가 다시 물때가 된다니, 테두리 실리콘 쪽까지 꼼꼼히 훔쳤다.

    다 닦고 거울 앞에 서니 얼굴이 쨍하게 선명하게 비쳤다. 그동안 얼마나 뿌연 거울을 보고 살았는지 그제야 실감이 나서 헛웃음이 났다.

    욕실 전체가 환해진 느낌이라 내친김에 세면대와 수전 주변의 물때까지 마저 닦았다. 거울 하나 닦았을 뿐인데 욕실 청소를 크게 한 기분이었다.

    이제부터는 샤워 뒤에 스퀴지로 거울의 물기만이라도 걷어 내기로 했다. 물때는 지우는 것보다 쌓이기 전에 막는 게 제일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

  • 전기포트 물때를 구연산으로 닦았다

    매일 쓰는 전기포트 안을 무심코 들여다보니 바닥에 하얀 얼룩이 버짐처럼 퍼져 있었다. 물만 끓이는데 왜 이러나 싶었는데, 물속 석회 성분이 눌어붙은 물때라고 했다.

    수세미로 몇 번 문질러 봤지만 하얀 자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구연산이 특효라는 말이 떠올라, 청소용으로 사 두고 방치했던 구연산 가루 통을 꺼냈다.

    포트에 물을 최대 눈금까지 가득 받고 구연산을 두어 숟갈 넣어 저었다. 가루가 금방 녹아서 겉보기엔 그냥 맹물 같았는데, 이걸로 되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대로 스위치를 눌러 물을 팔팔 끓였다. 끓는 동안 시큼한 냄새가 살짝 올라왔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고, 창문을 열어 두니 금방 빠졌다.

    끓고 나서 바로 버리지 않고 삼십 분 넘게 그대로 두었다. 뜨거운 구연산 물에 물때가 충분히 불어야 잘 벗겨진다길래,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

    물을 버리고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하얀 얼룩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뿌옇던 바닥의 스테인리스가 원래의 은색으로 반짝여서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가장자리에 남은 자국은 부드러운 스펀지로 살살 문지르니 마저 벗겨졌다. 철수세미로 박박 긁지 않아도 돼서 코팅이 상할 걱정도 없었다.

    구연산 냄새가 남을까 봐 맹물을 받아 한 번 더 끓여서 버렸다. 헹굼 겸 두 번을 반복하니 시큼한 기운이 말끔히 가시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내친김에 겉면에 튄 얼룩과 손잡이 때까지 훔치고 나니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안팎이 반질반질하니 물을 끓여도 마음이 놓였다.

    그동안 이런 물로 커피를 타 마셨나 싶어 조금 찜찜했지만, 물때 자체가 몸에 크게 해로운 건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구연산 두어 숟갈에 십 분 남짓 들여 이렇게 깨끗해질 줄 몰랐다. 앞으로는 달력에 표시해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포트를 끓여 닦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