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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국수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점심에 뭘 먹을까 하다가 콩국수가 당겼다. 사 먹으면 편하지만 콩물 한 봉지가 냉장고에 있길래, 이왕이면 집에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소면을 한 줌 집어 끓는 물에 삶았다. 국수는 넘치기 직전에 찬물을 한 번 부어 주면 면이 쫄깃해진다길래, 부르르 끓어오를 때마다 물을 조금씩 부어 가며 삶았다.

    다 삶은 면은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전분기를 씻어 냈다. 손으로 조물조물 비벼 가며 헹구니 물이 점점 맑아졌고, 마지막엔 얼음물에 담가 놨더니 면이 차갑게 탱탱해졌다.

    그릇에 면을 사리 지어 담고 콩물을 부었다. 오이를 채 썰어 얹고 소금을 살짝 뿌린 게 전부인데, 한 젓가락 먹어 보니 고소한 콩물이 면에 착 감겼다. 심심하다 싶으면 소금을 더 넣으면 될 일이었다.

    후루룩 먹다 보니 이마에 땀이 살짝 났지만 속은 오히려 시원했다. 밖에 나가 줄 서서 먹지 않아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어서, 여름 점심엔 콩국수를 몇 번 더 해 먹게 될 것 같다.

  •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었다

    날이 하도 더워서 냉장고에 넣어 둔 수박을 꺼냈다. 그냥 잘라 먹어도 되지만, 문득 어릴 때 엄마가 해 주던 수박화채가 생각나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수박을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속을 파냈다. 씨를 발라내는 게 귀찮아서 대충 큰 것만 골라내고, 한 입 크기로 뭉텅뭉텅 떠서 큰 볼에 담았다. 파내다 보니 손도 팔뚝도 온통 붉은 물이 들었다.

    거기에 우유를 붓고 사이다도 조금 넣었다. 예전엔 설탕을 넣었던 것 같은데, 수박이 워낙 달아서 굳이 안 넣어도 될 것 같았다. 얼음을 몇 개 띄우니 그럴듯한 화채 모양이 나왔다.

    한 국자 떠서 맛을 봤더니 시원하고 달았다. 우유가 들어가서 그런지 그냥 수박만 먹을 때보다 부드럽고 뒷맛이 고소했다. 사이다의 톡 쏘는 기운이 살짝 남아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서 통에 덜어 냉장고에 넣어 뒀다. 저녁에 식구들이 오면 한 그릇씩 퍼 줘야겠다 싶었다. 수박 한 통으로 이렇게 시원한 간식이 되니, 여름엔 역시 화채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이소박이를 담가 봤다

    여름이면 아삭한 오이소박이가 밥맛을 살려 줘서 좋아하는데, 사 먹기만 하다가 이번엔 직접 담가 보기로 했다. 마침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사 왔다.

    오이를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끝까지 자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 개는 그만 두 동강을 내 버려서 혼자 웃었다.

    소를 만들려고 부추를 쫑쫑 썰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액젓을 넣어 버무렸다. 간을 보니 좀 싱거운 것 같아 액젓을 조금 더 넣었더니 그럭저럭 맛이 잡혔다.

    칼집 낸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밀어 넣는 게 생각보다 손이 갔다. 손에 양념을 잔뜩 묻혀 가며 채워 넣다 보니, 파는 게 왜 그 값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양념에 물을 조금 부어 헹궈 위에 끼얹었다. 반나절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으니 그럴듯한 모양이 됐다.

    다음 날 하나 꺼내 먹어 보니 아삭하고 칼칼한 게 제법 먹을 만했다. 처음치고 성공한 것 같아 뿌듯했고, 익을수록 맛이 든다니 며칠 더 두고 먹어 볼 생각이다.

  • 장마라 제습기를 처음 돌렸다

    장마가 시작되니 집 안이 온통 눅눅해서 빨래가 도무지 마르지 않았다. 벽지에 곰팡이라도 필까 걱정돼서, 작년에 사 두고 구석에 처박아 뒀던 제습기를 꺼냈다.

    물통을 어떻게 끼우는지 몰라 한참 들여다봤다. 설명서를 대충 훑고 이리저리 맞춰 보니 딸깍 소리가 나면서 제자리에 들어갔고, 그제야 전원을 켰다.

    윙 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이게 효과가 있나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한두 시간 지나 물통을 열어 보니 물이 제법 고여 있어서 놀랐다.

    이 많은 물이 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습기였구나 싶으니, 그동안 이런 데서 지냈나 하는 생각에 좀 찝찝했다. 방문을 닫고 돌리니 확실히 공기가 보송해지는 게 느껴졌다.

    안 마르던 빨래를 제습기 앞에 널어 두니 몇 시간 만에 꾸덕꾸덕해졌다. 쿰쿰하던 냄새도 가셔서, 진작 꺼내 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통을 자주 비워 줘야 하는 건 좀 번거로웠다. 그래도 이 눅눅한 장마철을 나는 데는 이만한 게 없겠다 싶어, 당분간은 계속 돌릴 참이다.

  • 초당옥수수를 쪄 먹었다

    마트에 갔더니 초당옥수수를 한 봉지에 묶어 팔길래 별생각 없이 집어 왔다. 그냥 옥수수랑 뭐가 다른가 싶었는데,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궁금해서 사 봤다.

    껍질을 벗기니 알이 노랗다 못해 뽀얗고 물기가 촉촉했다. 시험 삼아 생것을 한 알 떼어 먹어 보니, 정말 과일처럼 아삭하고 달아서 이게 옥수수가 맞나 싶었다.

    그래도 쪄 먹는 게 익숙해서 냄비에 물을 조금 붓고 소금을 살짝 뿌려 쪘다. 오래 삶으면 단맛이 빠진다길래, 김이 오르고 나서 십 분쯤만 두고 불을 껐다.

    찌는 동안 부엌에 옥수수 특유의 단내가 퍼졌다. 다 익었나 하고 젓가락으로 찔러 보니 쑥 들어가서, 물기를 털어 접시에 옮겨 담았다.

    한 입 베어 무니 알이 톡톡 터지면서 단물이 배어 나왔다. 평소 먹던 찰옥수수의 쫀득한 맛과는 완전히 달라서, 왜 요즘 초당옥수수 초당옥수수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 봉지가 금세 없어져서 다음에 또 사야겠다 싶었다. 삶는 시간만 짧게 잡으면 실패할 일이 없어서, 이번 여름 간식은 이걸로 정했다.

  • 침대에 모기장을 쳐 봤다

    밤마다 귓가에서 앵앵대는 모기 소리에 잠을 설쳐서, 결국 침대용 모기장을 하나 샀다. 약을 뿌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근본적으로 막아 보자는 생각이었다.

    사각으로 틀을 세우는 형태였는데, 설명서를 봐도 뼈대를 어떻게 끼우는지 한눈에 안 들어왔다. 봉을 이리저리 맞추다 보니 한쪽이 자꾸 빠져서 애를 먹었다.

    겨우 틀을 세우고 그물을 씌우니 제법 아늑한 공간이 생겼다. 어릴 때 이불 속에 숨어 놀던 기분이 들어서, 다 큰 어른인데도 괜히 안이 좋았다.

    문제는 모기장 안에 이미 모기가 들어와 있으면 소용이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안을 한참 살피고, 한 마리를 기어이 잡은 뒤에야 마음 놓고 누웠다.

    확실히 그날 밤은 앵앵대는 소리 없이 조용했다. 얼굴 근처로 뭔가 날아드는 신경 쓰임이 사라지니, 오랜만에 깊게 잔 기분이었다.

    아침에 개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해도, 그 성가신 모기 소리에서 벗어난 걸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 여름밤 잠 설치던 게 이걸로 좀 나아질 것 같아 다행이다.

  • 초복이라 삼계탕을 처음 끓여 봤다

    초복이라고 여기저기서 삼계탕 이야기가 들리니 나도 한 그릇 먹고 싶어졌다. 사 먹으러 나가기는 귀찮고, 마침 냉장고에 닭이 한 마리 있어 직접 끓여 보기로 했다.

    닭 배 속에 넣을 찹쌀을 씻어 불리고, 마늘과 대추를 챙겼다. 인삼은 없어서 대신 있던 마른 황기를 조금 넣었다. 재료를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불린 찹쌀과 마늘을 닭 안에 채우고, 벌어지지 않게 다리를 실로 묶었다. 처음 해 보는 거라 어설펐지만, 그럴듯하게 모양이 잡히니 괜히 뿌듯했다.

    냄비에 닭을 안치고 물을 부어 오래 끓였다. 중간중간 뜨는 기름과 거품을 걷어 내니 국물이 점점 뽀얗게 우러났다. 집 안에 삼계탕 냄새가 퍼지자 벌써 배가 고팠다.

    한 시간 넘게 끓이니 살이 뼈에서 부드럽게 떨어졌다. 소금과 후추만 살짝 쳐서 국물을 떠먹어 보니, 사 먹던 것보다 슴슴해도 속이 든든하게 채워지는 맛이었다.

    다 먹고 나니 땀이 쭉 나면서 몸이 개운했다. 손은 많이 갔지만 초복을 이렇게 챙겨 먹으니, 다음 중복엔 인삼도 제대로 넣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물걸레로 닦았다

    창고에 넣어 뒀던 선풍기를 꺼냈더니 날개며 안전망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이대로 틀면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쓸 것 같아, 큰맘 먹고 분해해서 닦기로 했다.

    앞쪽 안전망은 고정 클립을 벗기니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 문제는 날개였다. 가운데 고정 캡을 돌려 빼야 하는데, 방향을 몰라 한참 낑낑댄 끝에 반대로 돌려야 풀린다는 걸 알았다.

    분리한 날개와 안전망을 욕실로 가져가 물걸레로 닦았다. 먼지가 물에 젖으니 시커멓게 뭉쳐 나와서, 그동안 이런 걸 뒤집어쓰며 바람을 쐈나 싶어 좀 찝찝했다.

    물로 씻은 부품은 마른 수건으로 닦고 한참 세워 말렸다. 물기가 남은 채로 조립하면 안 된다길래,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은근 지루했다.

    다시 조립할 때도 캡 방향 때문에 잠깐 헤맸지만, 한 번 해 보니 요령이 생겼다. 날개가 헐겁지 않게 꽉 끼우고 안전망을 맞물리니 처음 살 때처럼 깔끔해졌다.

    켜 보니 바람에서 나던 퀴퀴한 먼지 냄새가 사라지고 한결 상쾌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직접 뜯어 닦아 놓으니 여름을 제대로 맞을 준비를 한 기분이었다.

  • 유리창에 단열 필름을 직접 붙여 봤다

    거실 큰 창으로 오후 햇볕이 그대로 들어와 방이 푹푹 쪘다. 커튼을 쳐도 열기가 느껴져서, 창문에 붙이는 단열 필름을 사서 직접 붙여 보기로 했다.

    필름을 창 크기에 맞춰 자르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넉넉하게 잘랐다가 나중에 다듬는 게 낫다는 말을 어디서 봐서 그렇게 했는데, 그래도 자꾸 삐뚤어졌다.

    유리를 깨끗이 닦고 분무기로 물을 잔뜩 뿌린 다음 필름을 붙였다. 물이 있어야 위치를 잡을 수 있다고 해서인데, 정말 물 위에서 미끄러지듯 자리를 맞출 수 있었다.

    문제는 기포였다. 카드로 가운데서 바깥으로 밀어 물과 공기를 빼는데, 아무리 밀어도 자잘한 기포가 남아 애를 먹었다. 한참 밀고 나니 팔이 다 아팠다.

    그래도 마르고 나니 기포는 거의 티가 안 났고, 창을 만져 보니 확실히 뜨거운 기운이 덜했다. 오후에 방으로 쏟아지던 햇볕도 한풀 꺾인 느낌이었다.

    전문가가 붙인 것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이 정도면 내 손으로 한 것치곤 만족스럽다. 냉방비도 좀 줄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싶다.

  • 집에서 콩국수를 처음 만들어 봤다

    날이 더워지니 밥 차리기가 싫어져서, 시원한 콩국수가 먹고 싶었다. 늘 사 먹거나 식당에서만 먹던 거라 직접 콩을 갈아 만드는 건 처음이었다.

    불린 콩을 삶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너무 오래 삶으면 비린내가 난다길래 시간을 재 가며 삶았는데, 그래도 맞게 한 건지 내내 긴가민가했다.

    삶은 콩을 믹서에 넣고 물을 부어 갈았다. 곱게 간다고 갈았는데도 살짝 텁텁한 게, 식당에서 먹던 그 매끄러운 국물과는 조금 달랐다. 체에 한 번 거를 걸 그랬나 싶었다.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구고 그 위에 콩국물을 부었다. 오이를 채 썰어 올리니 그럴듯한 모양새가 나와서 괜히 뿌듯했다.

    간은 소금으로 맞췄는데, 처음엔 심심하다가 소금을 조금 더 넣으니 콩맛이 확 살아났다. 직접 만든 거라 그런지 유난히 고소하게 느껴졌다.

    완벽하진 않아도 집에서 이 정도면 됐다 싶었다. 다음엔 콩을 더 곱게 갈고 체에 걸러 봐야지. 여름 내내 몇 번은 더 해 먹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