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딩을 매년 세탁소에 맡기다가 비용도 아깝고 한 번 세탁소에서 뭉쳐 온 뒤로 미덥지 않아 집에서 빨아 보기로 했다. 다운은 젖으면 솜털이 뭉치고 기름기가 빠져 보온이 떨어진다고 해서, 물세탁이 되는 제품인지 라벨을 먼저 확인했다.
세탁은 중성세제로 했다. 일반 세제는 알칼리성이라 다운의 기름기를 벗겨 보온을 떨어뜨린다길래 울샴푸 같은 중성세제를 소량만 넣었고, 섬유유연제는 털을 코팅해 부풀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아예 넣지 않았다. 지퍼와 단추를 모두 채우고 뒤집어 세탁망에 넣은 뒤 찬물 울 코스로 돌렸다.
헹굼은 한 번 더 추가했다. 세제가 남으면 털이 눌린다고 해서 두 번 헹구고, 탈수는 약하게 짧게만 했다. 꺼내 보니 걱정대로 다운이 군데군데 덩어리로 뭉쳐 있었는데, 여기서부터가 진짜 관리라는 걸 알았다.
건조기가 있어 낮은 온도로 돌리면서 깨끗한 테니스공 세 개를 함께 넣었다. 공이 패딩을 두드리며 뭉친 털을 풀어 준다는 말이 정말이었다. 한 시간 돌리고 꺼내 손으로 뭉친 곳을 털어 다시 넣기를 두 번 반복하니 처음 살 때처럼 부풀어 올랐다. 건조기가 없다면 그늘에 뉘어 말리며 두어 시간마다 손으로 톡톡 두드려 풀어 줘야 한다고 한다. 테니스공이 없으면 깨끗한 운동화 한 짝이나 건조기용 양모볼을 넣어도 같은 효과가 난다.
완전히 마르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겉은 말라도 속 털이 축축하면 냄새와 곰팡이가 생긴다길래 안쪽까지 만져 보고 확인했다. 다 마른 뒤 옷걸이 대신 넓게 접어 보관하되 꽉 눌러 담지는 않았는데, 압축 보관하면 털이 다시 눌린다고 한다.
세탁소 비용 없이도 새 옷처럼 부풀어 올라 만족스러웠다. 다운은 중성세제·유연제 금지·테니스공 건조 세 가지만 지키면 집에서도 충분히 빨 수 있다는 걸 알았고, 한 시즌에 한 번 이렇게 빨아 두면 이듬해 꺼낼 때도 냄새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