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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눌어붙은 냄비를 식초로 되살렸다

    국을 끓이다 한눈판 사이 냄비 바닥이 새까맣게 눌어붙었다.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꿈쩍을 안 해서, 식초로 불려 보기로 했다.

    먼저 눌어붙은 냄비에 물을 자작하게 부었다. 바닥이 잠길 만큼만 물을 채우고, 여기에 식초를 서너 숟갈 넉넉히 둘렀다.

    식초 물을 부은 냄비를 불에 올려 끓였다. 팔팔 끓기 시작하니 눌어붙은 자국 가장자리가 조금씩 들뜨는 게 보여서,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 끓인 뒤 불을 끄고 그대로 두었다. 뜨거울 때 바로 긁기보다, 한 김 식히며 탄 자국이 물에 불도록 시간을 두는 게 낫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식은 뒤 나무주걱으로 바닥을 살살 긁었다. 그렇게 안 떨어지던 탄 자국이 주걱을 대니 뭉텅뭉텅 밀려 일어나서 통쾌했다.

    큰 덩어리를 걷어 낸 뒤 물을 버리고 수세미로 문질렀다. 식초에 불어서인지 남은 자국도 힘을 크게 안 줘도 매끈하게 벗겨졌다.

    가장자리와 모서리에 낀 탄 자국은 베이킹소다를 조금 뿌려 문질렀다. 식초로 안 지워진 부분이 베이킹소다의 까슬함에 마저 닦여 나왔다.

    다 닦은 냄비를 맑은 물에 헹구니 바닥이 원래의 은색으로 돌아왔다. 새까맣던 게 이렇게 깨끗해지니, 버릴까 고민했던 게 민망했다.

    식초 냄새가 남을까 봐 맹물을 부어 한 번 더 끓여 헹궜다. 시큼한 기운이 말끔히 가시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

    물기를 닦아 마른행주로 훔치고 나니 반질반질했다. 태워 먹었다고 새 냄비를 살 뻔했는데, 식초 한 병으로 되살아난 셈이었다.

    알고 보니 식초 대신 베이킹소다나 사과 껍질, 양파 껍질을 넣고 끓여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고 한다. 집에 식초가 없을 땐 그런 것들로 대신할 수 있다니, 알아 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겠다 싶었다.

    박박 문지르며 힘 뺄 필요 없이, 불려서 벗기면 된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앞으로 냄비를 태우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식초부터 부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오래된 텀블러 뚜껑 고무패킹을 분리해 닦았다

    매일 쓰는 텀블러에서 언제부턴가 퀴퀴한 냄새가 났다. 안쪽은 깨끗한데 이상하다 싶어 뚜껑을 살펴보니, 고무패킹 틈이 문제였다.

    뚜껑을 뒤집어 보니 가장자리에 끼워진 고무패킹이 있었다. 그동안 뚜껑째 대충 헹구기만 했지, 이 패킹을 빼서 닦을 생각은 못 했던 것이다.

    손톱으로 패킹 끝을 살살 들어 올려 분리했다. 홈에 꽉 끼워져 있어 처음엔 잘 안 빠졌는데, 한쪽을 들어 올리니 쭉 빠져나왔다.

    빼낸 패킹 안쪽을 보니 거뭇한 물때와 찌꺼기가 잔뜩 끼어 있었다. 냄새의 원인이 바로 이거였구나 싶어, 한편으론 찜찜하고 한편으론 시원했다.

    패킹과 뚜껑 홈을 주방세제로 문질러 닦았다. 좁은 홈은 헌 칫솔로 구석구석 긁어내니, 낀 때가 까맣게 밀려 나왔다.

    뚜껑에 달린 마개와 빨대 꽂는 구멍도 함께 닦았다. 물이 닿았다 마르는 자리라 그런지, 여기에도 물때가 껴 있어 솔로 훑었다.

    냄새가 심하길래 패킹을 베이킹소다 푼 물에 잠시 담가 두었다. 냄새가 밴 고무는 담가 두면 좀 빠진다길래, 한동안 담가 놓고 기다렸다.

    담가 둔 패킹을 꺼내 맑은 물에 헹구니 냄새가 확 옅어졌다. 코를 대 봐도 퀴퀴한 기운이 거의 사라져서 다행이었다.

    다 닦은 패킹과 뚜껑을 바람이 드는 곳에서 바싹 말렸다. 물기가 남으면 도로 냄새가 밴다길래, 완전히 마를 때까지 두었다.

    마른 패킹을 원래 홈에 도로 끼웠다. 방향을 맞춰 눌러 끼우니 딱 들어맞아서, 물이 새지도 않았다.

    뚜껑 하나 분리해 닦았을 뿐인데 텀블러에서 나던 냄새가 사라졌다. 앞으로는 며칠에 한 번씩 패킹까지 빼서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가스레인지 삼발이를 삶아 닦았다

    국이 끓어 넘친 자국이 가스레인지 삼발이에 눌어붙어 새까맸다. 행주로 문질러도 꿈쩍을 안 해서, 아예 떼어 내 삶아 보기로 했다.

    먼저 삼발이와 버너 뚜껑을 하나씩 들어 냈다. 오래 안 뗐는지 기름때로 눌어붙어 뻑뻑했는데, 살살 흔들어 가며 떼어 냈다.

    큰 냄비에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를 풀었다. 눌어붙은 기름때는 뜨거운 물에 불려 삶으면 잘 벗겨진다길래, 물을 팔팔 끓였다.

    끓는 물에 삼발이를 넣고 중불로 한참 삶았다. 시커먼 기름때가 물에 둥둥 떠오르는 걸 보니, 그동안 이걸 그냥 썼구나 싶어 좀 민망했다.

    삶는 동안 가스레인지 상판도 닦았다. 삼발이를 떼어 내니 그 밑에 숨어 있던 국물 자국과 부스러기가 훤히 드러나서, 젖은 행주로 훔쳐 냈다.

    충분히 삶은 삼발이를 집게로 건져 냈다. 뜨거우니 조심조심 꺼내, 식은 뒤에 수세미로 문지르기로 했다.

    한 김 식힌 삼발이를 수세미로 문지르니 새까맣던 때가 슥슥 벗겨졌다. 삶기 전엔 꿈쩍도 안 하던 게, 불려 놓으니 힘도 안 들었다.

    골이 진 부분과 구멍은 헌 칫솔로 문질렀다. 좁은 틈에 낀 때가 칫솔로 긁으니 잘 떨어져서, 구석까지 말끔해졌다.

    다 닦은 삼발이를 맑은 물에 헹궈 물기를 털었다. 젖은 채로 끼우면 녹이 슬 것 같아, 마른행주로 한 번 더 닦아 물기를 없앴다.

    바싹 마른 삼발이를 가스레인지에 다시 끼웠다. 새까맣던 게 원래의 거뭇한 무쇠색으로 돌아오니, 부엌 전체가 정돈된 느낌이었다.

    늘 눈에 보이면서도 미루던 청소였는데, 삶아 놓으니 이렇게 쉬운 걸 싶었다. 앞으로는 국물이 넘치면 그때그때 닦아 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장마 뒤 눅눅한 옷장에 제습제를 넣었다

    장마가 지나고 옷장을 열었더니 퀴퀴한 냄새가 훅 끼쳤다. 옷을 꺼내 코에 대 보니 눅눅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옷장에 제습제를 넣어 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옷장에 걸거나 세워 두는 제습제를 몇 개 사 왔다. 통에 담긴 것과 옷걸이에 거는 것이 있길래, 자리에 맞게 둘 다 골라 담았다.

    제습제를 넣기 전에 옷장을 먼저 비우고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습기가 찬 채로 제습제만 넣으면 소용없을 것 같아, 바람을 한참 통하게 두었다.

    옷장 안쪽 구석과 바닥을 마른걸레로 닦았다. 손을 대 보니 벽면이 축축해서, 물기를 훔쳐 내고 나서 제습제를 놓기로 했다.

    통에 든 제습제는 옷장 바닥 양쪽 구석에 하나씩 세워 두었다. 습기는 아래로 가라앉는다길래, 바닥 쪽에 놓는 게 낫겠다 싶었다.

    옷걸이형 제습제는 옷들 사이에 걸었다. 두꺼운 겨울옷이 몰려 있는 쪽이 특히 눅눅했던 터라, 그쪽에 하나를 더 걸어 두었다.

    냄새가 밴 옷들은 옷장에 다시 넣기 전에 바람이 드는 곳에 하루 널어 두었다. 눅눅한 옷을 그대로 넣으면 제습제를 넣어도 도로 냄새가 밸 것 같았다.

    며칠 지나 옷장을 열어 보니 통 속에 물이 제법 고여 있었다. 옷장 공기 중의 습기가 이만큼 빠졌구나 싶어 신기했다.

    무엇보다 문을 열 때 나던 퀴퀴한 냄새가 한결 옅어졌다. 옷을 꺼내 입어도 눅눅한 기운이 덜해서 기분이 개운했다.

    제습제 물이 다 차면 새것으로 갈아 줘야 한다길래, 통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이따금 확인하기로 했다. 장마철에는 금방 찬다니 자주 봐야겠다 싶었다.

    습기 하나 잡았을 뿐인데 옷장 전체가 뽀송해진 느낌이었다. 장마철마다 눅눅한 옷 냄새로 고생했는데, 진작 이렇게 챙길 걸 그랬다.

  • 욕실 거울의 뿌연 물때를 닦아 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영 뿌옇게 보였다. 김이 서린 것도 아닌데 늘 흐릿해서 가까이 들여다보니, 거울 전체에 물때가 하얗게 앉아 있었다.

    샤워할 때 튄 물방울이 마르면서 남은 자국이 몇 달치 켜켜이 쌓인 것이었다. 물로 닦으면 그때뿐이고 마르면 도로 뿌예지길래, 이번엔 날 잡고 제대로 닦아 보기로 했다.

    먼저 샤워기로 거울 전체를 한 번 적셨다. 그 위에 식초를 물에 반반으로 타서 분무기로 골고루 뿌렸다. 산성인 식초가 물때를 녹인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났다.

    식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지 않게 키친타월을 거울에 펴 붙이고 그 위에 다시 분무했다. 물때가 푹 불도록 그대로 이십 분쯤 두고 기다렸다.

    기다렸다가 키친타월을 떼고 부드러운 수세미로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서걱거리고 뻑뻑하던 표면이 점점 매끈해지는 게 손끝으로 그대로 느껴졌다.

    모서리와 아래쪽은 물때가 유난히 두꺼웠다. 물이 고였다 마르기를 반복한 자리라 그런지 잘 안 벗겨져서, 식초물을 한 번 더 뿌리고 몇 번을 거듭 문질렀다.

    다 문지른 뒤 샤워기로 식초물을 구석구석 씻어 냈다. 헹구고 나니 물이 거울 면을 타고 매끈하게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부터 전과 확연히 달라 보였다.

    마지막이 중요하다길래 마른걸레로 물기를 싹 닦아 냈다. 물기를 남기면 그 자리가 다시 물때가 된다니, 테두리 실리콘 쪽까지 꼼꼼히 훔쳤다.

    다 닦고 거울 앞에 서니 얼굴이 쨍하게 선명하게 비쳤다. 그동안 얼마나 뿌연 거울을 보고 살았는지 그제야 실감이 나서 헛웃음이 났다.

    욕실 전체가 환해진 느낌이라 내친김에 세면대와 수전 주변의 물때까지 마저 닦았다. 거울 하나 닦았을 뿐인데 욕실 청소를 크게 한 기분이었다.

    이제부터는 샤워 뒤에 스퀴지로 거울의 물기만이라도 걷어 내기로 했다. 물때는 지우는 것보다 쌓이기 전에 막는 게 제일이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

  • 전기포트 물때를 구연산으로 닦았다

    매일 쓰는 전기포트 안을 무심코 들여다보니 바닥에 하얀 얼룩이 버짐처럼 퍼져 있었다. 물만 끓이는데 왜 이러나 싶었는데, 물속 석회 성분이 눌어붙은 물때라고 했다.

    수세미로 몇 번 문질러 봤지만 하얀 자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는 구연산이 특효라는 말이 떠올라, 청소용으로 사 두고 방치했던 구연산 가루 통을 꺼냈다.

    포트에 물을 최대 눈금까지 가득 받고 구연산을 두어 숟갈 넣어 저었다. 가루가 금방 녹아서 겉보기엔 그냥 맹물 같았는데, 이걸로 되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대로 스위치를 눌러 물을 팔팔 끓였다. 끓는 동안 시큼한 냄새가 살짝 올라왔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고, 창문을 열어 두니 금방 빠졌다.

    끓고 나서 바로 버리지 않고 삼십 분 넘게 그대로 두었다. 뜨거운 구연산 물에 물때가 충분히 불어야 잘 벗겨진다길래,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

    물을 버리고 안을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하얀 얼룩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뿌옇던 바닥의 스테인리스가 원래의 은색으로 반짝여서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가장자리에 남은 자국은 부드러운 스펀지로 살살 문지르니 마저 벗겨졌다. 철수세미로 박박 긁지 않아도 돼서 코팅이 상할 걱정도 없었다.

    구연산 냄새가 남을까 봐 맹물을 받아 한 번 더 끓여서 버렸다. 헹굼 겸 두 번을 반복하니 시큼한 기운이 말끔히 가시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고, 내친김에 겉면에 튄 얼룩과 손잡이 때까지 훔치고 나니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안팎이 반질반질하니 물을 끓여도 마음이 놓였다.

    그동안 이런 물로 커피를 타 마셨나 싶어 조금 찜찜했지만, 물때 자체가 몸에 크게 해로운 건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구연산 두어 숟갈에 십 분 남짓 들여 이렇게 깨끗해질 줄 몰랐다. 앞으로는 달력에 표시해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포트를 끓여 닦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보리차를 끓여 냉장고에 채워 뒀다

    더위에 자꾸 찬 음료수만 사다 먹게 되니 돈도 들고 몸에도 별로다 싶었다. 냉장고에 넣어 둔 페트병이 하루가 멀다 하고 비길래, 오랜만에 보리차를 끓여 채워 두기로 했다.

    찬장을 뒤지니 언제 샀는지 모를 볶은 보리 티백이 한 봉지 나왔다. 유통기한을 보니 아직 넉넉했고, 봉지를 여니 고소한 냄새도 살아 있어 그대로 쓰기로 했다.

    큰 냄비에 물을 가득 받아 불에 올렸다. 한 번 끓일 때 넉넉히 만들어 두는 게 편할 것 같아, 집에서 제일 큰 곰솥 냄비를 꺼내 물을 삼분의 이쯤 채웠다.

    물이 팔팔 끓자 티백을 두 개 넣고 불을 중불로 줄였다. 너무 오래 끓이면 맛이 텁텁해진다는 말이 생각나서, 오 분쯤만 더 우리고 불을 껐다.

    뚜껑을 덮은 채 그대로 두고 한 김 식혔다. 구수한 냄새가 부엌을 지나 거실까지 퍼지니, 어릴 때 집에서 늘 마시던 그 냄새라 괜히 반가웠다.

    식는 동안 물병을 준비했다. 한동안 안 쓰고 찬장에 엎어 두었던 유리 물병 두 개를 꺼내, 뜨거운 물로 안팎을 한 번씩 헹구고 물기를 털어 놓았다.

    미지근하게 식은 보리차를 물병에 나눠 담았다. 뜨거운 채로 냉장고에 넣으면 냉장고에도 무리가 간다길래, 손으로 만져 봐서 미지근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옮겨 담았다.

    물병을 냉장고 문 쪽 칸에 나란히 꽂아 두었다. 문을 열면 바로 손이 가는 자리라, 식구들도 따로 말 안 해도 알아서 꺼내 마시기 좋겠다 싶었다.

    몇 시간 뒤 차게 식은 보리차를 큰 컵에 따라 마셔 보니, 구수하고 시원한 게 사 먹는 음료수보다 훨씬 개운했다. 단맛이 하나도 없는데도 갈증이 싹 가시는 게 신기했다.

    하루 만에 한 병이 다 비어서, 이제 저녁마다 물 끓이는 김에 보리차를 같이 끓이는 게 일과가 될 것 같다. 티백 한 봉지면 이번 여름은 너끈히 나겠다 싶었다.

    냉장고에 마실 게 늘 차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하다. 음료수 사 나르던 돈도 아끼고 몸에도 부담이 없으니, 여름 내내 보리차 끓이는 일은 거르지 말아야겠다.

  • 유리창을 신문지로 닦았다

    오후 햇살이 들 때 거실 유리창을 보니 얼룩과 손자국이 잔뜩 묻어 뿌옇게 흐려 보였다. 걸레로만 닦으면 물자국이 남던 게 떠올라, 이번엔 신문지로 닦아 보기로 했다.

    예전에 유리는 신문지로 닦으면 반짝인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났다. 마침 쌓아 둔 신문지가 있어서, 몇 장 꺼내 손에 잡기 좋게 구겨 뭉쳤다.

    먼저 분무기로 유리창에 물을 뿌렸다. 먼지가 많으면 마른 신문지로 문질러도 잘 안 닦인다길래, 물기로 먼지를 불려 주는 것부터 했다.

    물을 뿌린 유리를 구긴 신문지로 쓱쓱 닦아 냈다. 처음엔 물이 번지기만 하는 것 같았는데, 계속 문지르니 물기가 신문지에 배면서 유리가 점점 맑아졌다.

    얼룩이 심한 부분은 신문지에 물을 조금 묻혀 힘주어 문질렀다. 오래된 손자국이나 튄 자국도 몇 번 문지르니 지워졌다.

    젖은 신문지로 닦은 뒤에는 마른 신문지로 한 번 더 훔쳤다. 물기를 마른 신문지가 빨아들이면서, 걸레로 닦을 때 남던 물자국이 신기하게 안 생겼다.

    신문지가 물과 때로 금세 지저분해져서, 더러워지면 버리고 새 신문지로 갈아 가며 닦았다. 어차피 버릴 신문지라 부담 없이 팍팍 썼다.

    창틀 구석과 모서리에 낀 먼지도 신문지를 좁게 접어 훑어 냈다. 걸레로는 잘 안 들어가던 틈이 신문지 끝으로는 제법 닦였다.

    다 닦고 나서 햇빛에 유리를 비춰 보니 뿌옇던 게 사라지고 투명하게 반짝였다. 손자국 하나 없이 맑아진 걸 보니 뿌듯했다.

    걸레와 세제를 쓸 때보다 물자국이 안 남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 쓴 신문지를 그냥 버리면 되니 뒤처리도 간단했다.

    집에 쌓여 있던 신문지가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 몰랐다. 유리창이 맑아지니 방 안까지 환해진 기분이라, 다음에도 창은 신문지로 닦아야겠다 싶었다.

  • 선풍기를 벽 쪽으로 돌려 서큘레이터처럼 써 봤다

    에어컨을 틀어도 방 안 공기가 한쪽만 시원하고 골고루 퍼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선풍기를 벽 쪽으로 돌려 놓으면 공기가 순환된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한번 해 보기로 했다.

    평소엔 선풍기를 사람 쪽으로 향하게 두고 바람을 직접 쐬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벽이나 천장 쪽을 향하게 돌렸다. 처음엔 사람한테 안 부니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에어컨을 켠 채로 선풍기를 창문 반대쪽 벽을 향해 틀어 두었다. 찬 공기가 한곳에 고이지 않고 밀려서 방 안을 돌게 하려는 것이었다.

    회전 기능을 끄고 한 방향으로 고정해 두는 게 낫다길래, 좌우로 돌지 않게 고정하고 벽 위쪽을 향하도록 각도를 맞췄다.

    잠시 지나자 신기하게도 방 안 공기가 한결 고르게 시원해진 느낌이 들었다. 에어컨 앞쪽만 춥고 구석은 덥던 게 덜해졌다.

    특히 방문 근처나 구석처럼 찬 공기가 잘 안 닿던 곳까지 서늘해진 게 느껴졌다. 바람이 벽을 타고 돌아 방 전체를 훑는 모양이었다.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여도 비슷하게 시원해서, 이렇게 하면 전기도 아끼겠다 싶었다. 찬 공기를 굳이 세게 안 틀어도 골고루 퍼지니 그런 것 같았다.

    선풍기 위치도 몇 번 바꿔 봤다. 에어컨과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찬 바람만 밀어내는 것 같아, 방 가운데쯤에서 벽을 향하게 두니 순환이 잘됐다.

    서큘레이터를 따로 살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있는 선풍기로 비슷한 효과를 보니 굳이 안 사도 되겠다 싶었다.

    다만 사람한테 바람을 직접 쐬는 시원함과는 다른 느낌이라, 더 더울 땐 잠깐씩 나를 향해 돌려 쓰기도 했다. 상황에 맞게 방향만 바꾸면 되니 편했다.

    늘 쓰던 선풍기인데 방향 하나 바꿨다고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 여름 내내 에어컨과 함께 이렇게 돌려 두면 한결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겠다 싶었다.

  • 레인지후드 기름때를 닦았다

    요리를 할 때마다 머리 위 레인지후드가 눈에 들어왔는데, 언제부턴가 표면이 끈적하고 기름때가 누렇게 앉아 있었다. 손을 대면 미끈할 정도라, 오늘은 미루던 후드 청소를 하기로 했다.

    우선 후드 아래 가스레인지 위에 신문지를 넉넉히 깔았다. 청소하다 떨어지는 기름때나 세제 물이 레인지에 묻으면 또 닦아야 하니, 미리 바닥을 받쳐 둔 것이다.

    후드 아래쪽에 끼워진 기름받이 필터를 빼냈다. 걸쇠를 밀어 빼는 방식인데, 오래 안 건드렸는지 뻑뻑해서 조심조심 힘을 줘 분리했다.

    필터를 보니 그물망 사이사이가 기름으로 새까맣게 절어 있었다. 이걸 통과한 연기가 다시 부엌에 퍼졌겠구나 싶어 좀 찜찜했다.

    뜨거운 물에 주방세제와 베이킹소다를 풀고 필터를 담가 두었다. 기름때는 뜨거운 물에 불려야 잘 녹는다길래, 한동안 그대로 담가 놓고 기다렸다.

    필터가 불려지는 동안 후드 겉면을 닦았다. 세제를 묻힌 행주로 문지르니 누렇던 기름때가 밀리듯 닦여 나와서, 묘하게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손이 잘 안 닿는 후드 아래 안쪽과 모서리는 헌 칫솔로 닦았다. 좁은 틈에 낀 끈적한 때가 칫솔로 문지르니 조금씩 벗겨졌다.

    충분히 불린 필터를 꺼내 솔로 문질러 헹궜다. 검게 절어 있던 기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가면서, 그물망 본래의 은색이 다시 드러났다.

    필터를 맑은 물에 헹군 뒤 물기를 털어 한참 말렸다. 젖은 채로 끼우면 물이 떨어질 것 같아, 바싹 마를 때까지 두었다.

    필터가 다 마른 뒤 원래 자리에 다시 끼우고, 깔아 둔 신문지를 걷어 냈다. 후드가 반질반질해지니 부엌 전체가 환해진 것 같았다.

    늘 켜기만 했지 속을 들여다볼 생각은 못 했는데, 이렇게 기름이 절어 있을 줄 몰랐다. 요리할 때마다 쓰는 거니, 앞으로는 몇 달에 한 번씩 필터를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