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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철 빨래가 안 말라 결국 제습기를 들였다

    장마가 시작되고부터 빨래가 도무지 마르질 않았다. 이틀을 널어 둬도 눅눅한 데다, 어느 날은 걷어 온 옷에서 쉰내 비슷한 냄새까지 나서 결국 다시 빨았다.

    선풍기를 틀어 봐도 소용이 없어서, 미루던 제습기를 하나 들였다. 큰맘 먹고 산 건데 막상 방에 두니 생각보다 자리를 차지해서 처음엔 좀 후회도 됐다.

    빨래를 널어 둔 방 문을 닫고 제습기를 켜 뒀더니, 몇 시간 만에 물통에 물이 제법 고였다. 이게 다 공기 중에 있던 습기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이 눅눅한 데서 지냈나 싶었다.

    확실히 빨래 마르는 속도가 달랐다. 밤에 켜 두고 자면 아침엔 뽀송하게 말라 있어서, 냄새 걱정 없이 바로 갤 수 있었다.

    덤으로 방 공기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눅눅하던 이불이며 벽 쪽 눅진함이 줄어드니, 진작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통을 자주 비워 줘야 하는 건 좀 번거롭다. 그래도 장마철 내내 눅눅한 빨래와 씨름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으니, 올여름은 이걸로 버텨 볼 참이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날개 먼지를 닦았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창고에 넣어 둔 선풍기를 꺼냈다. 겨우내 박스에 넣어 뒀는데도 날개와 망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어서, 이대로 틀면 먼지를 그대로 마시겠다 싶었다.

    앞쪽 안전망은 가장자리 걸쇠를 풀고 살살 비트니 어렵지 않게 빠졌다. 가운데 날개를 고정하는 캡은 반대로 돌려야 풀린다는 걸 한참 헤매다 알았다. 평소 쓰던 방향으로 돌리니 더 조여지기만 했다.

    분리한 날개와 망은 욕실로 가져가 미지근한 물에 주방세제를 풀어 닦았다. 묵은 먼지가 물에 닿자 거뭇하게 불어나는 걸 보니, 그동안 이걸 쓰고 있었나 싶어 좀 찝찝했다.

    본체는 물에 담그면 안 되니 젖은 행주로 닦고, 모터 부분 틈새는 면봉으로 살살 훑었다. 좁은 틈에 낀 먼지가 의외로 잘 빠져서 면봉이 금세 까매졌다.

    다 씻은 부품은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 다시 조립했다. 물기가 남으면 안 된다고 해서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닦고 한참 세워 두었다.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켜니 바람에서 나던 퀴퀴한 냄새가 사라지고 한결 시원한 바람이 나왔다. 별거 아닌 일인데 이걸 해 두니 올여름은 깨끗한 바람으로 날 수 있겠다 싶었다.

  • 오이소박이를 처음 담가봤다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샀는데, 다 무쳐 먹기도 질려서 큰맘 먹고 오이소박이에 도전했다. 늘 사 먹기만 하던 거라 직접 담그는 건 처음이었다.

    오이를 깨끗이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양 끝을 조금 남긴 채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이 칼집 사이에 속을 채워야 하는데, 너무 깊게 갈라 두 동강 날 뻔한 게 몇 개 있었다.

    속은 부추를 송송 썰어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약간의 설탕과 액젓을 넣고 버무렸다.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오이 칼집 사이사이에 속을 욱여넣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중간에 허리가 아팠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속을 버무린 그릇에 물을 조금 부어 헹군 국물까지 위에 끼얹었다. 버리기 아까운 양념이 그렇게 다 들어갔다.

    간을 보려고 끄트머리를 하나 잘라 먹어 봤더니 생각보다 그럴듯한 맛이 났다. 아삭한 오이에 매콤한 양념이 배어,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게 맞나 싶어 괜히 뿌듯했다.

    반나절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하루 이틀 익으면 더 맛있어진다고 하니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다음엔 양을 좀 더 늘려서 담가도 되겠다 싶다.

  • 장마 전에 베란다 화분 받침을 전부 비웠다

    일기예보에서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말을 듣고, 미루던 베란다 정리를 했다. 화분마다 받침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평소엔 그러려니 했지만 장마철엔 이게 모기가 꼬이는 원인이 된다는 걸 작년에 호되게 겪었다.

    받침에 고인 물을 하나하나 비우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며칠 물을 안 줬는데도 바닥에 흥건한 걸 보니, 그동안 뿌리가 계속 물에 잠겨 있었던 셈이다. 어쩐지 잎이 누레지던 화분이 있었는데 이것 때문이었나 싶었다.

    받침을 비운 김에 화분을 살짝 들어 바닥 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도 봤다. 흙이 빠져나와 굳어 구멍을 막은 게 몇 개 있어서, 젓가락으로 살살 뚫어 물이 잘 빠지게 했다.

    장마 때는 비가 들이치지 않아도 습기 때문에 흙이 잘 안 마른다고 해서, 화분 사이 간격도 조금씩 벌려 놓았다. 바람이 통해야 흙이 숨을 쉰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서다.

    물받이를 다 비우고 베란다를 한 번 쓸어내니 묵은 숙제를 끝낸 기분이었다. 별것 아닌 일인데도 미뤄 두면 찝찝하던 게 말끔해졌다.

    이번 장마엔 받침에 물이 고이지 않게 며칠에 한 번씩 들여다봐야겠다. 작년처럼 모기와 씨름하긴 싫으니, 귀찮아도 미리미리 비우는 게 낫겠다 싶다.

  • 안 입던 청바지를 잘라 여름 반바지로 만들었다

    옷장을 정리하다 몇 년째 안 입은 청바지가 두 벌 나왔다. 버리자니 멀쩡하고 입자니 통이 좁아 손이 안 가던 것들이었다. 날도 더워졌겠다, 하나는 잘라서 반바지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가위를 들고 막 자르려다 멈칫했다. 짧게 잘랐다가 너무 짧으면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평소 입던 반바지를 위에 겹쳐 대고 거기에 맞춰 분필로 선을 그었다. 무릎 조금 위가 적당해 보였다.

    한쪽을 자르고 나서 다른 쪽은 그 잘린 조각을 대고 길이를 맞췄다. 양쪽 길이가 다르면 영 우스워지니까 이 과정이 제일 신경 쓰였다. 다행히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냥 자르기만 하면 올이 풀려 너덜거린다길래, 자른 끝을 손으로 한 번 접어 다리미로 꾹 눌러줬다. 바느질까지 할까 하다가 그냥 두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 풀린 올은 살짝 남겨뒀다.

    입어 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빳빳하던 청바지가 반바지가 되니 한결 시원하고, 풀린 밑단이 오히려 멋스러웠다.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며 혼자 흐뭇해했다.

    버릴 뻔한 옷이 여름용 한 벌로 다시 태어난 셈이라 묘하게 뿌듯했다. 새로 사면 몇만 원은 줘야 할 텐데 가위질 몇 번으로 끝냈으니 더 그랬다. 남은 한 벌도 조만간 잘라볼까 싶다. 다음엔 밑단을 조금 더 길게 남겨봐야겠다.

  • 여름 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모으기 시작했다

    여름이 되니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부쩍 심해졌다. 이틀만 모아도 통 근처에서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고, 어쩌다 작은 날벌레까지 꼬이길래 더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러다 냉동실에 얼려 모은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반신반의하면서 일단 해봤다. 저녁 설거지하면서 나온 과일 껍질이랑 채소 끄트머리를 물기를 탈탈 턴 다음, 안 쓰는 봉지에 담아 냉동실 한쪽에 넣었다. 처음엔 음식 옆에 쓰레기를 둔다는 게 좀 찝찝했다.

    그런데 막상 며칠 해보니 냄새가 정말 안 났다. 얼어 있으니 부패가 안 되는 거라, 통을 비울 때까지 부엌이 한결 쾌적했다. 날벌레도 그새 사라졌다. 진작 할걸 싶었다.

    다만 물기를 안 짜고 넣으면 봉지 안에서 다 들러붙어 버린다. 한 번은 국물째 넣었다가 꺼낼 때 봉지가 안 떨어져서 애를 먹었다. 그 뒤로는 체에 한번 받쳐 물기를 빼고 넣는 버릇이 생겼다.

    버리는 날 아침에 냉동실에서 꺼내 그대로 종량제 봉투에 옮기면 끝이다. 손에 냄새 밸 일도 없고 봉지째 툭 넣으면 되니 오히려 더 깔끔해졌다. 얼린 거라 무게도 가벼운 느낌이다.

    괜히 음식 옆에 둔다고 꺼렸던 게 무색하게, 지금은 여름 내내 이렇게 할 생각이다. 봉지째 얼려두니 위생 면에서도 오히려 더 깔끔한 느낌이다. 냉동실 자리 조금 내주고 부엌 냄새를 통째로 잡은 셈이니 나름 남는 장사다.

  • 베란다에 심은 방울토마토에서 첫 열매를 땄다

    봄에 충동적으로 사다 심은 방울토마토 모종이 어느새 내 허리 높이까지 자랐다. 처음엔 잘 클까 싶어 반신반의했는데, 베란다로 드는 아침 햇볕을 받고 줄기가 쑥쑥 올라오더니 노란 꽃이 피고 그 자리에 초록 알이 맺혔다.

    며칠 전부터 그중 몇 개가 발갛게 익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물 주러 나갈 때 슬쩍 들여다보는 게 일과가 됐는데, 어제 보니 제일 아래 송이가 제법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더 두면 무를까 싶어 오늘 아침 드디어 첫 수확을 했다.

    손끝으로 살짝 비트니 톡 하고 떨어졌다. 다섯 알을 따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니 마트에서 산 것보다 알은 작았다. 그래도 모양이 제각각인 게 오히려 진짜 같아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물에 헹궈 그냥 하나 입에 넣었더니 생각보다 신맛이 강했다. 완전히 익기 직전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묘하게 단맛이 뒤따라와서 자꾸 손이 갔다. 마트 토마토에서 안 나던 풋풋한 냄새가 입안에 돌았다.

    욕심내서 비료를 더 줄까 하다가, 괜히 건드려 망칠까 봐 그냥 두기로 했다. 대신 줄기가 옆으로 처지길래 막대를 꽂아 끈으로 살짝 묶어줬다. 이 정도만 해도 알아서 잘 크는 것 같다.

    겨우 다섯 알이지만 내가 심어 거둔 거라 그런지 괜히 뿌듯했다. 아래쪽에 아직 초록 알이 잔뜩 달려 있어서 다음 수확이 벌써 기다려진다. 다 익으면 모아서 샐러드라도 해 먹어야겠다.

  • 장마 오기 전에 우산을 다 꺼내 점검했다

    장마가 곧 시작된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현관 신발장 옆에 아무렇게나 꽂혀 있던 우산들을 다 꺼내 봤다. 평소엔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들고 나갔는데, 막상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멀쩡한 게 몇 개나 되나 싶었다.

    장우산 두 개에 접이식 세 개, 거기에 언제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나는 비닐우산까지 있었다. 하나씩 펴봤더니 절반은 상태가 별로였다. 한 개는 살이 꺾여서 펴면 한쪽이 축 처졌고, 접이식 하나는 버튼을 눌러도 자동으로 안 펴졌다.

    그래도 버리기 전에 손볼 수 있는 건 손봐보기로 했다. 꺾인 살은 작은 펜치로 조심조심 모양을 잡으니 그럭저럭 다시 섰다. 버튼이 안 먹던 우산은 축에 윤활제를 한 방울 떨어뜨리고 몇 번 여닫으니 신기하게 다시 튀어 올랐다.

    제일 신경 쓰인 건 냄새였다. 지난 장마 때 덜 말려서 넣었는지 퀴퀴한 냄새가 나는 우산이 있었다. 베란다에 활짝 펴서 한나절 말리고, 천에 물비누를 묻혀 살살 닦아내니 냄새가 한결 가셨다.

    결국 도저히 못 쓸 우산 두 개는 따로 빼서 버리기로 하고, 멀쩡한 것들만 다시 정리해 꽂았다. 현관에 하나, 가방에 접이식 하나, 차에 하나 이렇게 나눠 두니 비 올 때 허둥댈 일은 없을 듯했다.

    별거 아닌 일인데 막상 해놓고 나니 마음이 놓였다. 매년 첫 비 오는 날 멀쩡한 우산이 없어 편의점에서 또 사곤 했는데, 올해는 그럴 일이 없겠다 싶어 괜히 든든했다.

  • 올해 처음으로 오이지를 직접 담가봤다

    여름만 되면 밥상에 시원한 오이지 한 접시가 그렇게 당긴다. 사 먹으면 되는데 올해는 오이가 싸게 나왔길래 직접 담가보기로 했다. 어머니가 늘 해주시던 거라 어깨너머로 본 건 있는데, 막상 내가 하려니 양 조절부터가 막막했다.

    시장에서 백오이를 한 봉지 샀다. 굵기가 고만고만한 걸로 골라 와서 흐르는 물에 박박 문질러 씻었다. 끝을 조금씩 잘라내고 통째로 큰 통에 차곡차곡 눕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진짜 고민은 소금물이었다. 너무 싱거우면 무르고 짜면 못 먹는다는데, 정확한 비율을 몰라서 결국 물을 끓여 소금을 풀고 한 숟갈 떠서 간을 봤다. 바닷물보다 조금 더 짜다 싶을 때 불을 껐다. 뜨거운 소금물을 오이에 바로 부어야 아삭하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다.

    문제는 오이가 자꾸 둥둥 떠오른다는 거였다. 위에 뜬 오이는 곰팡이가 핀다길래 깨끗한 접시를 엎어 올리고 그 위에 물 담은 김치통을 눌러놨다. 부엌 한구석에 두고 뚜껑을 덮으니 그제야 한시름 놨다.

    사나흘 지나 통을 열어보니 오이가 누렇게 익으면서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다. 하나 꺼내 썰어 물에 헹군 다음 참기름이랑 깨, 송송 썬 파를 넣고 무쳤다.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하고 짭조름한 게 딱 그 맛이었다.

    처음치곤 간이 살짝 센 듯해도 찬물에 말은 밥이랑 먹으니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다음엔 소금을 조금만 덜 넣어야겠다고 통 옆에 메모를 붙여뒀다. 사 먹던 걸 직접 담가 먹으니 별것 아닌데도 뿌듯했다.

  • 여름 맞이로 선풍기를 꺼내 분해해서 닦았다

    며칠 전부터 낮에 가만히 있어도 등에 땀이 배길래, 베란다 구석에 천을 덮어둔 선풍기를 끌고 나왔다. 작년 가을에 대충 접어 넣어둔 그대로라 날개 안쪽에 먼지가 회색으로 앉아 있었다. 그냥 켜기엔 영 찜찜해서 큰맘 먹고 분해부터 하기로 했다.

    앞 망 거는 부분을 더듬어 보니 양옆에 작은 걸쇠가 있었다. 손톱으로 들어 올리니 생각보다 쉽게 빠졌는데, 가운데 날개 고정하는 캡이 문제였다. 보통 나사 푸는 방향이랑 반대로 돌려야 한다는 걸 한참 끙끙댄 뒤에야 떠올렸다. 반대로 돌리니까 그제야 헐겁게 풀렸다.

    날개를 떼어 화장실로 가져가 미지근한 물에 주방세제를 풀어 담갔다. 손으로 문지르니 물이 금방 뿌예졌다. 망은 칫솔로 칸칸이 닦았는데 이게 은근히 시간이 걸렸다. 한 칸 닦고 보면 옆 칸이 또 거뭇해서 끝이 없는 기분이었다.

    제일 신경 쓴 건 물기였다. 모터 쪽엔 물이 닿지 않게 마른 수건으로만 닦고, 날개랑 망은 베란다에 한참 세워 말렸다. 덜 마른 채로 끼우면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일 하다가 저녁때 다시 와서 만져봤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라 어렵지 않았다. 캡을 다시 반대로 돌려 꽉 잠그고 망을 딸깍 끼웠다. 콘센트를 꽂고 3단으로 돌리니 작년보다 바람이 한결 시원하고, 무엇보다 켤 때 나던 쿰쿰한 냄새가 사라졌다.

    한 시간 좀 넘게 걸렸지만, 닦은 날개에서 깨끗한 바람이 나오니 괜히 기분이 좋았다. 여름 내내 켜둘 물건인데 이 정도 수고는 할 만했다. 내년엔 넣기 전에 미리 닦아두자고 또 다짐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