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아삭한 오이소박이가 밥맛을 살려 줘서 좋아하는데, 사 먹기만 하다가 이번엔 직접 담가 보기로 했다. 마침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사 왔다.
오이를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끝까지 자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 개는 그만 두 동강을 내 버려서 혼자 웃었다.
소를 만들려고 부추를 쫑쫑 썰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액젓을 넣어 버무렸다. 간을 보니 좀 싱거운 것 같아 액젓을 조금 더 넣었더니 그럭저럭 맛이 잡혔다.
칼집 낸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밀어 넣는 게 생각보다 손이 갔다. 손에 양념을 잔뜩 묻혀 가며 채워 넣다 보니, 파는 게 왜 그 값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양념에 물을 조금 부어 헹궈 위에 끼얹었다. 반나절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으니 그럴듯한 모양이 됐다.
다음 날 하나 꺼내 먹어 보니 아삭하고 칼칼한 게 제법 먹을 만했다. 처음치고 성공한 것 같아 뿌듯했고, 익을수록 맛이 든다니 며칠 더 두고 먹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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