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여름김치

  • 열무를 사다 물김치를 담갔다

    날이 더워지니까 매운 김치보다 시원한 물김치가 당겨서, 열무를 한 단 사다 물김치를 담갔다. 열무는 다듬는 게 일이라 늘 미루게 되는데, 큰맘 먹고 도전했다.

    열무는 풋내가 나기 쉽다고 해서 씻을 때랑 절일 때 되도록 살살 다뤘다. 억센 줄기는 떼고 적당히 잘라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헹궈 냈다. 손이 많이 가긴 해도 이 과정을 대충 하면 맛이 없다길래 참았다.

    국물은 밀가루풀을 묽게 쒀서 식힌 다음, 고춧가루를 면포에 걸러 빨갛게 물만 냈다. 여기에 마늘, 생강, 양파 갈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국물 간 보는 게 제일 어려웠는데, 살짝 짜다 싶게 맞추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통에 열무 담고 국물 붓고 나니 냉장고 한 칸이 꽉 찼다. 하루 상온에 뒀다가 넣었는데, 이틀쯤 지나니 국물에 살짝 기포가 올라오면서 익는 냄새가 났다.

    익은 열무물김치에 국수 말아 먹었더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풋내도 안 나고 국물이 딱 맞아서 스스로도 놀랐다. 여름 내내 이거 하나면 밥 걱정은 덜 것 같다.

  • 오이소박이를 담가 봤다

    여름이면 아삭한 오이소박이가 밥맛을 살려 줘서 좋아하는데, 사 먹기만 하다가 이번엔 직접 담가 보기로 했다. 마침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사 왔다.

    오이를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끝까지 자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 개는 그만 두 동강을 내 버려서 혼자 웃었다.

    소를 만들려고 부추를 쫑쫑 썰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액젓을 넣어 버무렸다. 간을 보니 좀 싱거운 것 같아 액젓을 조금 더 넣었더니 그럭저럭 맛이 잡혔다.

    칼집 낸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밀어 넣는 게 생각보다 손이 갔다. 손에 양념을 잔뜩 묻혀 가며 채워 넣다 보니, 파는 게 왜 그 값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양념에 물을 조금 부어 헹궈 위에 끼얹었다. 반나절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으니 그럴듯한 모양이 됐다.

    다음 날 하나 꺼내 먹어 보니 아삭하고 칼칼한 게 제법 먹을 만했다. 처음치고 성공한 것 같아 뿌듯했고, 익을수록 맛이 든다니 며칠 더 두고 먹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