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verradell

  • 오이소박이를 담가 봤다

    여름이면 아삭한 오이소박이가 밥맛을 살려 줘서 좋아하는데, 사 먹기만 하다가 이번엔 직접 담가 보기로 했다. 마침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사 왔다.

    오이를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끝까지 자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 개는 그만 두 동강을 내 버려서 혼자 웃었다.

    소를 만들려고 부추를 쫑쫑 썰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액젓을 넣어 버무렸다. 간을 보니 좀 싱거운 것 같아 액젓을 조금 더 넣었더니 그럭저럭 맛이 잡혔다.

    칼집 낸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밀어 넣는 게 생각보다 손이 갔다. 손에 양념을 잔뜩 묻혀 가며 채워 넣다 보니, 파는 게 왜 그 값을 받는지 알 것 같았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양념에 물을 조금 부어 헹궈 위에 끼얹었다. 반나절 실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으니 그럴듯한 모양이 됐다.

    다음 날 하나 꺼내 먹어 보니 아삭하고 칼칼한 게 제법 먹을 만했다. 처음치고 성공한 것 같아 뿌듯했고, 익을수록 맛이 든다니 며칠 더 두고 먹어 볼 생각이다.

  • 장마라 제습기를 처음 돌렸다

    장마가 시작되니 집 안이 온통 눅눅해서 빨래가 도무지 마르지 않았다. 벽지에 곰팡이라도 필까 걱정돼서, 작년에 사 두고 구석에 처박아 뒀던 제습기를 꺼냈다.

    물통을 어떻게 끼우는지 몰라 한참 들여다봤다. 설명서를 대충 훑고 이리저리 맞춰 보니 딸깍 소리가 나면서 제자리에 들어갔고, 그제야 전원을 켰다.

    윙 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이게 효과가 있나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한두 시간 지나 물통을 열어 보니 물이 제법 고여 있어서 놀랐다.

    이 많은 물이 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습기였구나 싶으니, 그동안 이런 데서 지냈나 하는 생각에 좀 찝찝했다. 방문을 닫고 돌리니 확실히 공기가 보송해지는 게 느껴졌다.

    안 마르던 빨래를 제습기 앞에 널어 두니 몇 시간 만에 꾸덕꾸덕해졌다. 쿰쿰하던 냄새도 가셔서, 진작 꺼내 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통을 자주 비워 줘야 하는 건 좀 번거로웠다. 그래도 이 눅눅한 장마철을 나는 데는 이만한 게 없겠다 싶어, 당분간은 계속 돌릴 참이다.

  • 초당옥수수를 쪄 먹었다

    마트에 갔더니 초당옥수수를 한 봉지에 묶어 팔길래 별생각 없이 집어 왔다. 그냥 옥수수랑 뭐가 다른가 싶었는데,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궁금해서 사 봤다.

    껍질을 벗기니 알이 노랗다 못해 뽀얗고 물기가 촉촉했다. 시험 삼아 생것을 한 알 떼어 먹어 보니, 정말 과일처럼 아삭하고 달아서 이게 옥수수가 맞나 싶었다.

    그래도 쪄 먹는 게 익숙해서 냄비에 물을 조금 붓고 소금을 살짝 뿌려 쪘다. 오래 삶으면 단맛이 빠진다길래, 김이 오르고 나서 십 분쯤만 두고 불을 껐다.

    찌는 동안 부엌에 옥수수 특유의 단내가 퍼졌다. 다 익었나 하고 젓가락으로 찔러 보니 쑥 들어가서, 물기를 털어 접시에 옮겨 담았다.

    한 입 베어 무니 알이 톡톡 터지면서 단물이 배어 나왔다. 평소 먹던 찰옥수수의 쫀득한 맛과는 완전히 달라서, 왜 요즘 초당옥수수 초당옥수수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한 봉지가 금세 없어져서 다음에 또 사야겠다 싶었다. 삶는 시간만 짧게 잡으면 실패할 일이 없어서, 이번 여름 간식은 이걸로 정했다.

  • 침대에 모기장을 쳐 봤다

    밤마다 귓가에서 앵앵대는 모기 소리에 잠을 설쳐서, 결국 침대용 모기장을 하나 샀다. 약을 뿌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근본적으로 막아 보자는 생각이었다.

    사각으로 틀을 세우는 형태였는데, 설명서를 봐도 뼈대를 어떻게 끼우는지 한눈에 안 들어왔다. 봉을 이리저리 맞추다 보니 한쪽이 자꾸 빠져서 애를 먹었다.

    겨우 틀을 세우고 그물을 씌우니 제법 아늑한 공간이 생겼다. 어릴 때 이불 속에 숨어 놀던 기분이 들어서, 다 큰 어른인데도 괜히 안이 좋았다.

    문제는 모기장 안에 이미 모기가 들어와 있으면 소용이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안을 한참 살피고, 한 마리를 기어이 잡은 뒤에야 마음 놓고 누웠다.

    확실히 그날 밤은 앵앵대는 소리 없이 조용했다. 얼굴 근처로 뭔가 날아드는 신경 쓰임이 사라지니, 오랜만에 깊게 잔 기분이었다.

    아침에 개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해도, 그 성가신 모기 소리에서 벗어난 걸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 여름밤 잠 설치던 게 이걸로 좀 나아질 것 같아 다행이다.

  • 초복이라 삼계탕을 처음 끓여 봤다

    초복이라고 여기저기서 삼계탕 이야기가 들리니 나도 한 그릇 먹고 싶어졌다. 사 먹으러 나가기는 귀찮고, 마침 냉장고에 닭이 한 마리 있어 직접 끓여 보기로 했다.

    닭 배 속에 넣을 찹쌀을 씻어 불리고, 마늘과 대추를 챙겼다. 인삼은 없어서 대신 있던 마른 황기를 조금 넣었다. 재료를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불린 찹쌀과 마늘을 닭 안에 채우고, 벌어지지 않게 다리를 실로 묶었다. 처음 해 보는 거라 어설펐지만, 그럴듯하게 모양이 잡히니 괜히 뿌듯했다.

    냄비에 닭을 안치고 물을 부어 오래 끓였다. 중간중간 뜨는 기름과 거품을 걷어 내니 국물이 점점 뽀얗게 우러났다. 집 안에 삼계탕 냄새가 퍼지자 벌써 배가 고팠다.

    한 시간 넘게 끓이니 살이 뼈에서 부드럽게 떨어졌다. 소금과 후추만 살짝 쳐서 국물을 떠먹어 보니, 사 먹던 것보다 슴슴해도 속이 든든하게 채워지는 맛이었다.

    다 먹고 나니 땀이 쭉 나면서 몸이 개운했다. 손은 많이 갔지만 초복을 이렇게 챙겨 먹으니, 다음 중복엔 인삼도 제대로 넣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물걸레로 닦았다

    창고에 넣어 뒀던 선풍기를 꺼냈더니 날개며 안전망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이대로 틀면 먼지를 그대로 뒤집어쓸 것 같아, 큰맘 먹고 분해해서 닦기로 했다.

    앞쪽 안전망은 고정 클립을 벗기니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 문제는 날개였다. 가운데 고정 캡을 돌려 빼야 하는데, 방향을 몰라 한참 낑낑댄 끝에 반대로 돌려야 풀린다는 걸 알았다.

    분리한 날개와 안전망을 욕실로 가져가 물걸레로 닦았다. 먼지가 물에 젖으니 시커멓게 뭉쳐 나와서, 그동안 이런 걸 뒤집어쓰며 바람을 쐈나 싶어 좀 찝찝했다.

    물로 씻은 부품은 마른 수건으로 닦고 한참 세워 말렸다. 물기가 남은 채로 조립하면 안 된다길래,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은근 지루했다.

    다시 조립할 때도 캡 방향 때문에 잠깐 헤맸지만, 한 번 해 보니 요령이 생겼다. 날개가 헐겁지 않게 꽉 끼우고 안전망을 맞물리니 처음 살 때처럼 깔끔해졌다.

    켜 보니 바람에서 나던 퀴퀴한 먼지 냄새가 사라지고 한결 상쾌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직접 뜯어 닦아 놓으니 여름을 제대로 맞을 준비를 한 기분이었다.

  • 유리창에 단열 필름을 직접 붙여 봤다

    거실 큰 창으로 오후 햇볕이 그대로 들어와 방이 푹푹 쪘다. 커튼을 쳐도 열기가 느껴져서, 창문에 붙이는 단열 필름을 사서 직접 붙여 보기로 했다.

    필름을 창 크기에 맞춰 자르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넉넉하게 잘랐다가 나중에 다듬는 게 낫다는 말을 어디서 봐서 그렇게 했는데, 그래도 자꾸 삐뚤어졌다.

    유리를 깨끗이 닦고 분무기로 물을 잔뜩 뿌린 다음 필름을 붙였다. 물이 있어야 위치를 잡을 수 있다고 해서인데, 정말 물 위에서 미끄러지듯 자리를 맞출 수 있었다.

    문제는 기포였다. 카드로 가운데서 바깥으로 밀어 물과 공기를 빼는데, 아무리 밀어도 자잘한 기포가 남아 애를 먹었다. 한참 밀고 나니 팔이 다 아팠다.

    그래도 마르고 나니 기포는 거의 티가 안 났고, 창을 만져 보니 확실히 뜨거운 기운이 덜했다. 오후에 방으로 쏟아지던 햇볕도 한풀 꺾인 느낌이었다.

    전문가가 붙인 것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이 정도면 내 손으로 한 것치곤 만족스럽다. 냉방비도 좀 줄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싶다.

  • 집에서 콩국수를 처음 만들어 봤다

    날이 더워지니 밥 차리기가 싫어져서, 시원한 콩국수가 먹고 싶었다. 늘 사 먹거나 식당에서만 먹던 거라 직접 콩을 갈아 만드는 건 처음이었다.

    불린 콩을 삶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너무 오래 삶으면 비린내가 난다길래 시간을 재 가며 삶았는데, 그래도 맞게 한 건지 내내 긴가민가했다.

    삶은 콩을 믹서에 넣고 물을 부어 갈았다. 곱게 간다고 갈았는데도 살짝 텁텁한 게, 식당에서 먹던 그 매끄러운 국물과는 조금 달랐다. 체에 한 번 거를 걸 그랬나 싶었다.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구고 그 위에 콩국물을 부었다. 오이를 채 썰어 올리니 그럴듯한 모양새가 나와서 괜히 뿌듯했다.

    간은 소금으로 맞췄는데, 처음엔 심심하다가 소금을 조금 더 넣으니 콩맛이 확 살아났다. 직접 만든 거라 그런지 유난히 고소하게 느껴졌다.

    완벽하진 않아도 집에서 이 정도면 됐다 싶었다. 다음엔 콩을 더 곱게 갈고 체에 걸러 봐야지. 여름 내내 몇 번은 더 해 먹을 것 같다.

  • 장마철 빨래가 안 말라 결국 제습기를 들였다

    장마가 시작되고부터 빨래가 도무지 마르질 않았다. 이틀을 널어 둬도 눅눅한 데다, 어느 날은 걷어 온 옷에서 쉰내 비슷한 냄새까지 나서 결국 다시 빨았다.

    선풍기를 틀어 봐도 소용이 없어서, 미루던 제습기를 하나 들였다. 큰맘 먹고 산 건데 막상 방에 두니 생각보다 자리를 차지해서 처음엔 좀 후회도 됐다.

    빨래를 널어 둔 방 문을 닫고 제습기를 켜 뒀더니, 몇 시간 만에 물통에 물이 제법 고였다. 이게 다 공기 중에 있던 습기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이 눅눅한 데서 지냈나 싶었다.

    확실히 빨래 마르는 속도가 달랐다. 밤에 켜 두고 자면 아침엔 뽀송하게 말라 있어서, 냄새 걱정 없이 바로 갤 수 있었다.

    덤으로 방 공기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눅눅하던 이불이며 벽 쪽 눅진함이 줄어드니, 진작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물통을 자주 비워 줘야 하는 건 좀 번거롭다. 그래도 장마철 내내 눅눅한 빨래와 씨름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으니, 올여름은 이걸로 버텨 볼 참이다.

  • 선풍기를 분해해서 날개 먼지를 닦았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창고에 넣어 둔 선풍기를 꺼냈다. 겨우내 박스에 넣어 뒀는데도 날개와 망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어서, 이대로 틀면 먼지를 그대로 마시겠다 싶었다.

    앞쪽 안전망은 가장자리 걸쇠를 풀고 살살 비트니 어렵지 않게 빠졌다. 가운데 날개를 고정하는 캡은 반대로 돌려야 풀린다는 걸 한참 헤매다 알았다. 평소 쓰던 방향으로 돌리니 더 조여지기만 했다.

    분리한 날개와 망은 욕실로 가져가 미지근한 물에 주방세제를 풀어 닦았다. 묵은 먼지가 물에 닿자 거뭇하게 불어나는 걸 보니, 그동안 이걸 쓰고 있었나 싶어 좀 찝찝했다.

    본체는 물에 담그면 안 되니 젖은 행주로 닦고, 모터 부분 틈새는 면봉으로 살살 훑었다. 좁은 틈에 낀 먼지가 의외로 잘 빠져서 면봉이 금세 까매졌다.

    다 씻은 부품은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 다시 조립했다. 물기가 남으면 안 된다고 해서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닦고 한참 세워 두었다.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켜니 바람에서 나던 퀴퀴한 냄새가 사라지고 한결 시원한 바람이 나왔다. 별거 아닌 일인데 이걸 해 두니 올여름은 깨끗한 바람으로 날 수 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