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쓴 나무도마에 칼자국이 빼곡하고 은근한 냄새까지 뱄다. 버리기 아까워서, 칼자국 사이 때를 빼고 냄새를 잡아 관리하기로 했다.
나무도마에 냄새가 배는 건 칼자국 틈에 물기와 찌꺼기가 남아서라는 걸 알게 됐다. 칼자국 사이로 음식물과 물기가 스며 세균이 자라면서 냄새가 난다길래, 그 틈을 신경 쓰기로 했다.
먼저 굵은소금을 도마에 뿌렸다. 소금 알갱이가 칼자국 틈의 찌꺼기를 긁어 내 준다길래, 도마 위에 소금을 넉넉히 뿌렸다.
그 위를 레몬으로 문질렀다. 레몬을 반으로 잘라 소금 위를 문지르니, 소금이 때를 갈아 내고 레몬의 산이 냄새를 잡아 주었다.
식초 물로 닦아 내기도 했다. 냄새가 심한 날은 식초를 탄 물에 적신 행주로 도마를 닦으니, 쿰쿰한 냄새가 한결 옅어졌다. 굵은소금과 레몬, 식초만으로도 밴 냄새의 대부분이 가셨다.
뜨거운 물로 헹궜다. 소금과 레몬 즙을 씻어 내고 남은 세균도 줄이려고, 뜨거운 물을 부어 헹궈 냈다.
물기는 바로 닦고 세워 말렸다. 눕혀 두면 바닥에 닿은 면이 안 말라 또 냄새가 밴다길래, 물기를 닦고 바람이 통하게 세워 말렸다.
햇볕에 잠깐 말리기도 했다. 햇빛에는 세균을 줄이는 힘이 있다길래, 볕 좋은 날 잠깐 내다 말리니 냄새가 덜했다.
가끔 식용유를 얇게 발라 두었다. 나무가 너무 마르면 갈라진다길래, 기름을 아주 얇게 발라 두니 도마가 덜 트고 물도 덜 스몄다. 이렇게 관리하면 나무도마를 몇 년은 더 쓸 수 있다길래 부지런히 챙겼다.
고기와 채소 도마는 나눠 썼다. 한 도마에 다 쓰면 냄새와 세균이 섞이기 쉽다길래, 재료별로 도마를 나눠 쓰기로 했다.
칼자국이 너무 깊으면 사포로 살짝 밀기도 했다. 골이 깊어 안 빠지는 때는 고운 사포로 표면을 살살 밀어 내니 한결 매끈해졌다.
관리하니 냄새가 가시고 오래 쓸 만해졌다. 버릴 뻔한 도마가 되살아나니, 앞으로는 쓸 때마다 바로 씻어 세워 말리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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