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서 곧 장마가 시작된다는 말을 듣고, 미루던 베란다 정리를 했다. 화분마다 받침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평소엔 그러려니 했지만 장마철엔 이게 모기가 꼬이는 원인이 된다는 걸 작년에 호되게 겪었다.
받침에 고인 물을 하나하나 비우다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며칠 물을 안 줬는데도 바닥에 흥건한 걸 보니, 그동안 뿌리가 계속 물에 잠겨 있었던 셈이다. 어쩐지 잎이 누레지던 화분이 있었는데 이것 때문이었나 싶었다.
받침을 비운 김에 화분을 살짝 들어 바닥 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도 봤다. 흙이 빠져나와 굳어 구멍을 막은 게 몇 개 있어서, 젓가락으로 살살 뚫어 물이 잘 빠지게 했다.
장마 때는 비가 들이치지 않아도 습기 때문에 흙이 잘 안 마른다고 해서, 화분 사이 간격도 조금씩 벌려 놓았다. 바람이 통해야 흙이 숨을 쉰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서다.
물받이를 다 비우고 베란다를 한 번 쓸어내니 묵은 숙제를 끝낸 기분이었다. 별것 아닌 일인데도 미뤄 두면 찝찝하던 게 말끔해졌다.
이번 장마엔 받침에 물이 고이지 않게 며칠에 한 번씩 들여다봐야겠다. 작년처럼 모기와 씨름하긴 싫으니, 귀찮아도 미리미리 비우는 게 낫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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