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오이지를 직접 담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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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밥상에 시원한 오이지 한 접시가 그렇게 당긴다. 사 먹으면 되는데 올해는 오이가 싸게 나왔길래 직접 담가보기로 했다. 어머니가 늘 해주시던 거라 어깨너머로 본 건 있는데, 막상 내가 하려니 양 조절부터가 막막했다.

시장에서 백오이를 한 봉지 샀다. 굵기가 고만고만한 걸로 골라 와서 흐르는 물에 박박 문질러 씻었다. 끝을 조금씩 잘라내고 통째로 큰 통에 차곡차곡 눕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진짜 고민은 소금물이었다. 너무 싱거우면 무르고 짜면 못 먹는다는데, 정확한 비율을 몰라서 결국 물을 끓여 소금을 풀고 한 숟갈 떠서 간을 봤다. 바닷물보다 조금 더 짜다 싶을 때 불을 껐다. 뜨거운 소금물을 오이에 바로 부어야 아삭하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다.

문제는 오이가 자꾸 둥둥 떠오른다는 거였다. 위에 뜬 오이는 곰팡이가 핀다길래 깨끗한 접시를 엎어 올리고 그 위에 물 담은 김치통을 눌러놨다. 부엌 한구석에 두고 뚜껑을 덮으니 그제야 한시름 놨다.

사나흘 지나 통을 열어보니 오이가 누렇게 익으면서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다. 하나 꺼내 썰어 물에 헹군 다음 참기름이랑 깨, 송송 썬 파를 넣고 무쳤다.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하고 짭조름한 게 딱 그 맛이었다.

처음치곤 간이 살짝 센 듯해도 찬물에 말은 밥이랑 먹으니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다음엔 소금을 조금만 덜 넣어야겠다고 통 옆에 메모를 붙여뒀다. 사 먹던 걸 직접 담가 먹으니 별것 아닌데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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