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여름반찬

  • 오이냉국을 만들어 먹었다

    날이 푹푹 찌니 밥맛이 뚝 떨어져서, 시원한 오이냉국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어릴 때 엄마가 해 주던 게 생각나 인터넷 없이 대충 기억으로 시작했다.

    오이를 채 썰어야 하는데 곱게 썬다는 게 자꾸 두꺼워졌다. 그래도 아삭하면 됐지 싶어 대충 썰어 그릇에 담고, 소금이랑 식초, 설탕을 조금씩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거기에 찬물을 붓고 간장으로 색과 간을 맞췄다. 얼음도 몇 개 띄웠다. 간을 본다고 한 숟갈 떠먹었더니 식초를 너무 많이 넣었는지 시큼해서, 물이랑 설탕을 조금 더 넣어 맞췄다.

    다진 마늘이랑 송송 썬 파, 통깨를 뿌리니 그럴듯해졌다.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어 보니, 새콤하고 시원한 게 없던 입맛이 확 돌았다. 오이의 아삭한 식감도 좋았다.

    별거 아닌데 더운 날 이거 한 그릇이면 밥 한 공기 뚝딱이었다. 다음엔 식초 양만 좀 줄이면 딱 좋겠다 싶었다. 여름 내내 자주 해 먹게 될 것 같다.

  • 오이소박이를 처음 담가봤다

    오이가 싸게 나와서 한 봉지 샀는데, 다 무쳐 먹기도 질려서 큰맘 먹고 오이소박이에 도전했다. 늘 사 먹기만 하던 거라 직접 담그는 건 처음이었다.

    오이를 깨끗이 씻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양 끝을 조금 남긴 채 열십자로 칼집을 냈다. 이 칼집 사이에 속을 채워야 하는데, 너무 깊게 갈라 두 동강 날 뻔한 게 몇 개 있었다.

    속은 부추를 송송 썰어 고춧가루, 다진 마늘, 약간의 설탕과 액젓을 넣고 버무렸다.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오이 칼집 사이사이에 속을 욱여넣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중간에 허리가 아팠다.

    다 채운 오이를 통에 차곡차곡 담고, 속을 버무린 그릇에 물을 조금 부어 헹군 국물까지 위에 끼얹었다. 버리기 아까운 양념이 그렇게 다 들어갔다.

    간을 보려고 끄트머리를 하나 잘라 먹어 봤더니 생각보다 그럴듯한 맛이 났다. 아삭한 오이에 매콤한 양념이 배어,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게 맞나 싶어 괜히 뿌듯했다.

    반나절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하루 이틀 익으면 더 맛있어진다고 하니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다음엔 양을 좀 더 늘려서 담가도 되겠다 싶다.

  • 올해 처음으로 오이지를 직접 담가봤다

    여름만 되면 밥상에 시원한 오이지 한 접시가 그렇게 당긴다. 사 먹으면 되는데 올해는 오이가 싸게 나왔길래 직접 담가보기로 했다. 어머니가 늘 해주시던 거라 어깨너머로 본 건 있는데, 막상 내가 하려니 양 조절부터가 막막했다.

    시장에서 백오이를 한 봉지 샀다. 굵기가 고만고만한 걸로 골라 와서 흐르는 물에 박박 문질러 씻었다. 끝을 조금씩 잘라내고 통째로 큰 통에 차곡차곡 눕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진짜 고민은 소금물이었다. 너무 싱거우면 무르고 짜면 못 먹는다는데, 정확한 비율을 몰라서 결국 물을 끓여 소금을 풀고 한 숟갈 떠서 간을 봤다. 바닷물보다 조금 더 짜다 싶을 때 불을 껐다. 뜨거운 소금물을 오이에 바로 부어야 아삭하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다.

    문제는 오이가 자꾸 둥둥 떠오른다는 거였다. 위에 뜬 오이는 곰팡이가 핀다길래 깨끗한 접시를 엎어 올리고 그 위에 물 담은 김치통을 눌러놨다. 부엌 한구석에 두고 뚜껑을 덮으니 그제야 한시름 놨다.

    사나흘 지나 통을 열어보니 오이가 누렇게 익으면서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올라왔다. 하나 꺼내 썰어 물에 헹군 다음 참기름이랑 깨, 송송 썬 파를 넣고 무쳤다.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하고 짭조름한 게 딱 그 맛이었다.

    처음치곤 간이 살짝 센 듯해도 찬물에 말은 밥이랑 먹으니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다음엔 소금을 조금만 덜 넣어야겠다고 통 옆에 메모를 붙여뒀다. 사 먹던 걸 직접 담가 먹으니 별것 아닌데도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