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낡은 목욕탕이 하나 있다. 늘 지나치기만 하다가, 지난 주말에 문득 생각이 나서 수건 하나 들고 들어가 봤다. 간판 글씨가 반쯤 벗겨진 오래된 곳이었다.
요금이 팔천 원이었다. 요즘 목욕탕치고 저렴한 편인데, 안에 들어가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바닥 타일이 군데군데 깨져 있고 사물함도 세월이 느껴질 만큼 낡아 있었다.
그래도 물은 뜨끈하고 좋았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 넓은 탕을 거의 혼자 쓰다시피 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한 주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
카운터에선 주인 할머니가 작은 TV를 보고 계셨다. 나올 때 수고했다며 요구르트를 하나 건네주시는데, 그 소소한 인심이 어쩐지 정겨웠다.
때를 밀고 나오니 몸이 개운했다. 시설 좋은 찜질방도 좋지만, 이런 동네 목욕탕만의 느낌이 따로 있다. 이런 곳이 자꾸 사라진다는데, 없어지기 전에 종종 들러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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