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뒷산을 오르다가 오른쪽 등산화 밑창이 반쯤 떨어졌다. 발을 디딜 때마다 펄럭거려서 결국 한 손에 신발을 들고 내려왔다. 산 지 6년쯤 된 신발이라 버릴까 했는데, 멀쩡한 갑피가 아까웠다.
등산용품점에 물어보니 밑창 교체는 5만 원 정도 든다고 했다. 신발값이 8만 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애매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신발 전용 접착제로 직접 붙이는 사람이 꽤 많았다. 접착제는 7천 원짜리였다.
떨어진 밑창과 갑피 사이 먼지를 칫솔로 싹 긁어냈다. 오래된 접착제 찌꺼기가 까맣게 붙어 있어서 그것도 사포로 살살 밀었다. 설명서엔 양쪽에 접착제를 바르고 10분쯤 말렸다가 붙이라고 적혀 있었다.
문제는 누르고 있는 시간이었다. 접착제가 마를 동안 꽉 눌러줘야 하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어서 무거운 책 다섯 권을 올려놓고 하룻밤을 뒀다. 다음 날 아침에 떼어보니 생각보다 단단하게 붙어 있었다.
시험 삼아 동네 한 바퀴를 걸어봤다. 처음엔 또 떨어질까 봐 발끝에 힘을 못 줬는데, 30분을 걸어도 멀쩡했다. 일부러 보도블록 턱을 몇 번 밟아보고 살짝 뛰어도 봤다. 완벽하진 않아서 옆구리 쪽이 살짝 벌어지긴 했지만, 그 정도는 접착제를 한 번 더 발라 메웠다. 양말이 젖을까 걱정했는데 비 안 오는 날엔 문제없었다.
7천 원짜리 접착제로 신발 한 켤레를 살린 셈이다. 물론 전문점에서 한 것만큼 깔끔하진 않다. 그래도 버리려던 신발을 다시 신는다는 게 묘하게 뿌듯했다. 다음 산행 때도 이 신발을 신고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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