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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실청을 처음 담가 봤다

    마트에 매실이 잔뜩 나와 있길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봉지 사 왔다. 해마다 벼르기만 하다가 올해는 매실청을 담가 보자 마음먹었다.

    집에 와서 매실을 물에 담가 씻고, 꼭지를 이쑤시개로 하나하나 땄다. 양이 많다 보니 이게 은근 시간이 오래 걸려서 팔이 다 아팠다. 그래도 꼭지를 안 따면 쓴맛이 난다길래 꾹 참고 다 했다.

    물기를 마른행주로 닦아 내고, 소독한 유리병에 매실이랑 설탕을 켜켜이 담았다. 맨 위에는 설탕을 좀 두껍게 덮으라길래 그렇게 했다. 매실이랑 설탕이 일대일이라는데 설탕 양을 보고 조금 놀랐다.

    뚜껑을 닫아 서늘한 데 두고, 앞으로 가끔 흔들어 주면 된다고 했다. 설탕이 녹으면서 청이 우러나려면 백 일쯤 기다려야 한다니 아직 갈 길이 멀다.

    병을 볕 안 드는 구석에 놔두고 나니 뭔가 큰일을 해낸 기분이 들었다. 여름 지나 가을쯤 매실청을 물에 타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기다려진다. 잘 익어 주기만 하면 좋겠다.

  • 매실청을 걸렀다

    봄에 담가 둔 매실청을 이제 걸러야 할 때가 됐다. 유리병 속 매실이 쪼글쪼글해진 걸 보니 설탕이 다 녹아 진액이 우러난 모양이었다.

    담근 지 두어 달쯤 지나면 매실을 건져 내는 게 좋다길래, 큰 볼에 체를 받치고 병을 기울였다. 걸쭉한 청이 주르륵 흘러내리는데 색이 맑은 갈색으로 곱게 우러나 있었다.

    건져 낸 매실은 버리기 아까워서 몇 알 먹어 봤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과육이 물러 씨만 발라내면 그냥 간식으로도 괜찮았다. 남은 건 따로 담아 조림에 쓰면 되겠다 싶었다.

    거른 청은 깨끗한 병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찬물에 몇 숟갈 타서 마셔 보니 새콤한 매실 향이 확 퍼지면서 갈증이 가셨다. 더운 날 이만한 음료가 없다.

    설탕과 매실만 넣고 기다렸을 뿐인데 이렇게 근사한 청이 되니 뿌듯했다. 여름 내내 물처럼 타 마실 생각을 하니, 내년 봄에도 매실을 또 담가야겠다는 마음이 벌써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