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손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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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일에 뭘 보낼까 한참 고민하다가, 이번엔 그냥 편지를 쓰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손으로 편지를 써본 게 군대 있을 때였나 싶을 정도로 오래됐다. 메시지 보내면 1초인데 굳이 종이에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나도 좀 의외였다.

문구점에서 편지지랑 봉투를 샀다. 둘이 합쳐 삼천 원이 안 됐는데, 막상 펜을 드니까 한 줄 쓰고 막혔다. 평소에 키보드만 두드리다 보니 글씨도 엉망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결국 두 장을 버렸다. 오타가 나면 지울 수가 없으니까 그게 제일 답답했다. 세 번째에야 처음부터 천천히,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자 생각하고 그냥 떠오르는 대로 적었다.

쓰다 보니 평소엔 절대 말 못 할 얘기가 나왔다. 고맙다는 말 같은 거. 얼굴 보고는 닭살 돋아서 못 하는데, 종이에는 이상하게 술술 써졌다. 작년에 내가 힘들 때 그 친구가 늦은 밤에 전화를 받아줬던 일도 적었다. 그때는 제대로 고맙다고 못 했는데. 한 장 반쯤 채우고 나니 손이 좀 아팠고, 손목을 털어가며 마저 썼다.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 부쳤다. 요즘은 편지 부치는 사람이 드문지 창구 직원이 살짝 웃었다. 며칠 뒤 친구한테서 잘 받았다고, 글씨 더 못 써졌다고 놀리는 연락이 왔다.

특별한 날에만 이러는 거지 매번 쓸 자신은 없다. 그래도 그 어색한 두 장이 카톡 백 통보다 오래 남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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