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6년 차인데 빨래방을 처음 가봤다. 집에 세탁기가 있으니까 갈 일이 없었는데, 겨울 이불을 빨아야 하는데 우리 집 세탁기 통에 이불이 안 들어가더라. 꾸역꾸역 밀어 넣었더니 탈수할 때 통이 쿵쿵 뛰어서 그냥 포기했다.
검색해보니 걸어서 7분 거리에 24시간 빨래방이 있었다. 토요일 낮에 이불을 끌어안고 갔는데, 문을 열자마자 세제 냄새랑 건조기 돌아가는 따뜻한 공기가 훅 끼쳤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다들 익숙하게 자기 빨래를 넣고 의자에 앉아 폰을 보고 있었다.
나만 어리바리해서 한참 기계 앞에서 버튼을 노려봤다. 다행히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대형 세탁기는 저쪽이고 동전 말고 카드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이불 한 채 빠는 데 대형 세탁 6천 원, 건조 4천 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건조기 돌아가는 40분 동안 할 게 없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 와 앉아 있었다. 빨래방 통유리 너머로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멍하니 봤는데, 이상하게 그 시간이 좀 좋았다. 집에서 빨래 돌릴 땐 빨래를 한다는 감각조차 없었는데, 여기선 온전히 빨래만 기다리는 시간이라 그런가.
다 마른 이불을 꺼내니까 보송보송하고 따뜻했다. 우리 집 건조대에 며칠씩 널어 눅눅하게 마르던 거랑은 비교가 안 됐다. 품에 안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이불이 햇볕 냄새 같은 걸 풍겨서 괜히 기분이 났다.
그 뒤로 이불이나 큰 빨래는 빨래방에 맡긴다. 매번 쓰진 않지만, 집 세탁기로 안 되는 걸 억지로 욱여넣어 고장 낼 뻔한 걸 생각하면 진작 알았어야 했다. 동네에 이런 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는 게 좀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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