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를 열어 둔 채 깜빡한 김이 눅눅하게 축 처져 있었다. 버리기는 아까워서, 다시 바삭하게 살려 보기로 했다.
김이 눅눅해지는 건 공기 중 습기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머금은 물기만 날려 주면 다시 바삭해진다길래, 살짝 데워 말리는 쪽으로 해 보기로 했다.
먼저 마른 팬을 약한 불에 올렸다. 기름은 두르지 않았다. 김은 타기 쉬워서 센 불은 금물이라길래, 불을 최대한 낮췄다.
김을 한 장씩 얹어 앞뒤로 살짝 데웠다. 한 번에 겹쳐 놓으면 고루 안 마른다길래, 귀찮아도 한 장씩 올려 몇 초씩만 굽듯이 지나갔다.
색이 살짝 파래지며 바삭해졌다. 물기가 날아가자 처졌던 김이 다시 팽팽하게 서고, 손으로 집으니 바스락 소리가 났다.
전자레인지를 쓸 때는 더 짧게 돌렸다. 마른 김 몇 장을 종이 위에 펴서 이십 초쯤만 돌렸는데, 조금만 길어도 타 버린다길래 곁을 지켰다.
데운 김은 한 김 식혔다. 뜨거울 때 바로 담으면 안에서 김이 서려 또 눅눅해진다길래, 잠깐 펼쳐 두어 열기를 뺐다.
식힌 뒤엔 밀폐 용기에 담았다. 봉지째 두면 또 습기를 먹는다길래, 뚜껑이 꼭 닫히는 통에 옮겨 담았다.
안에 방습제를 같이 넣었다. 과자에 든 작은 방습제를 버리지 않고 넣어 두니, 남은 김이 며칠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았다.
남는 김은 냉동실에 두기로 했다. 실온보다 냉동실이 습기를 덜 먹는다길래, 오래 두고 먹을 김은 나눠 얼려 두었다. 얼린 김도 먹기 전에 살짝 데우면 갓 구운 듯 바삭했다.
많이 눅눅한 김은 두 번에 나눠 데웠다. 한 번에 바삭해지지 않을 땐 잠깐 식혔다가 다시 살짝 데우니, 태우지 않고도 축 처졌던 김이 바스락하게 살아났다.
되살린 김으로 밥을 싸 먹으니 새로 뜯은 것 같았다. 결국 눅눅한 김은 습기만 날리면 되는 거라, 버릴 뻔한 김을 몇 번이고 살려 먹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