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쓴 프라이팬 바깥과 손잡이 아래에 갈색 기름때가 딱딱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수세미로 문질러도 꿈쩍을 안 해서, 태우지 않고 불려서 벗겨 보기로 했다.
이 기름때가 기름이 열에 눌어붙어 굳은 것에 탄 찌꺼기가 겹친 거라는 걸 알게 됐다. 이런 때는 뜨거운 물과 알칼리 성분에 불리면 잘 떨어진다길래 그 점을 짚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베이킹소다를 쓰기로 했다.
먼저 팬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를 두어 숟갈 풀었다. 눌어붙은 부분이 물에 잠기게 양을 맞췄다.
약한 불에 올려 십 분쯤 데웠다.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니 굳은 때가 물에 서서히 불어나는 게 보였다. 열과 알칼리가 함께 있어야 때가 잘 풀린다길래 불을 끄지 않고 두었다.
불을 끄고 미지근해질 때까지 그대로 식혔다. 급하게 손대는 것보다 충분히 불리는 게 낫다길래 한참을 담가 두었다.
식은 뒤 나무주걱으로 살살 긁으니, 불어난 기름때가 밀리듯 떨어져 나왔다. 힘을 세게 주지 않아도 벗겨져 신기했다.
덜 벗겨진 곳은 베이킹소다에 물을 조금만 섞어 되직하게 만들어 문질렀다. 반죽처럼 발라 두었다가 닦으니 남은 자국이 옅어졌다.
쇠수세미는 쓰지 않았다. 팬 표면이 긁히면 다음부터 더 잘 눌어붙는다길래, 부드러운 수세미와 나무주걱만 썼다.
안쪽 바닥에 눌어붙은 것도 같은 방법으로 불려서 닦았다. 겉이든 안이든 원리는 같아서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맑은 물에 헹구고 물기를 완전히 닦아 말렸다. 물기를 남겨 두면 얼룩이나 녹이 생기기 쉽다길래 마른행주로 바로 닦았다.
팬이 어떤 재질인지도 먼저 살폈다. 코팅된 팬은 오래 세게 끓이면 코팅이 상할 수 있다길래, 약한 불로 짧게 끓이고 바로 불을 껐다. 재질에 맞게 다뤄야 팬을 오래 쓴다길래 그 점을 신경 썼다.
반질해진 팬을 보니 새로 산 것 같았다. 기름때는 굳고 나면 벗기기 힘드니, 쓴 뒤 뜨거울 때 바로 한 번 닦아 두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