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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녔다

    출근길에 들르는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받을 때마다 좀 찜찜했다. 하루에 한 잔, 많으면 두 잔. 큰 양은 아닌데 일주일치를 모아 생각하니 그게 다 쓰레기통으로 갔다는 게 괜히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텀블러를 하나 들고 다녀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만 이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샀다. 비싼 건 사봤자 잃어버릴 것 같아서 적당한 걸로 골랐는데, 첫 주는 그냥 책상에 고이 모셔두기만 했다. 매번 깜빡하고 그냥 나가버려서, 결국 현관문 손잡이에 끈으로 걸어두고 나서야 챙기기 시작했다.

    막상 들고 가니 카페에서 삼백 원을 깎아줬다. 별거 아닌데 영수증에 할인이 찍히니까 묘하게 뿌듯하더라. 어떤 데는 적립 도장을 하나 더 찍어주기도 했고. 한 달치를 모으면 커피 한 잔 값은 되겠다 싶어서 그 맛에 자꾸 챙기게 됐다. 직원분도 텀블러 내미니까 좀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불편한 것도 있었다. 다 마시고 나면 결국 집에 가져와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며칠 미뤄두면 안에서 냄새가 올라왔다. 한 번은 뚜껑을 제대로 안 잠가서 가방 안에 커피가 흥건하게 샌 적도 있다. 그날 노트가 갈색으로 물들었다.

    그래도 한 달쯤 지나니 책상 옆에 쌓이던 종이컵 탑이 사라졌다. 텀블러가 크다 보니 물도 자꾸 채워 마시게 돼서, 하루에 마시는 물 양도 늘었다.

    완벽하게 일회용을 끊은 건 아니다. 급하면 그냥 종이컵에 받기도 한다. 다만 챙길 수 있는 날은 챙기자는 정도로, 그 정도 선은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