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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창을 신문지로 닦았다

    오후 햇살이 들 때 거실 유리창을 보니 얼룩과 손자국이 잔뜩 묻어 뿌옇게 흐려 보였다. 걸레로만 닦으면 물자국이 남던 게 떠올라, 이번엔 신문지로 닦아 보기로 했다.

    예전에 유리는 신문지로 닦으면 반짝인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났다. 마침 쌓아 둔 신문지가 있어서, 몇 장 꺼내 손에 잡기 좋게 구겨 뭉쳤다.

    먼저 분무기로 유리창에 물을 뿌렸다. 먼지가 많으면 마른 신문지로 문질러도 잘 안 닦인다길래, 물기로 먼지를 불려 주는 것부터 했다.

    물을 뿌린 유리를 구긴 신문지로 쓱쓱 닦아 냈다. 처음엔 물이 번지기만 하는 것 같았는데, 계속 문지르니 물기가 신문지에 배면서 유리가 점점 맑아졌다.

    얼룩이 심한 부분은 신문지에 물을 조금 묻혀 힘주어 문질렀다. 오래된 손자국이나 튄 자국도 몇 번 문지르니 지워졌다.

    젖은 신문지로 닦은 뒤에는 마른 신문지로 한 번 더 훔쳤다. 물기를 마른 신문지가 빨아들이면서, 걸레로 닦을 때 남던 물자국이 신기하게 안 생겼다.

    신문지가 물과 때로 금세 지저분해져서, 더러워지면 버리고 새 신문지로 갈아 가며 닦았다. 어차피 버릴 신문지라 부담 없이 팍팍 썼다.

    창틀 구석과 모서리에 낀 먼지도 신문지를 좁게 접어 훑어 냈다. 걸레로는 잘 안 들어가던 틈이 신문지 끝으로는 제법 닦였다.

    다 닦고 나서 햇빛에 유리를 비춰 보니 뿌옇던 게 사라지고 투명하게 반짝였다. 손자국 하나 없이 맑아진 걸 보니 뿌듯했다.

    걸레와 세제를 쓸 때보다 물자국이 안 남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 쓴 신문지를 그냥 버리면 되니 뒤처리도 간단했다.

    집에 쌓여 있던 신문지가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 몰랐다. 유리창이 맑아지니 방 안까지 환해진 기분이라, 다음에도 창은 신문지로 닦아야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