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신고 다닌 샌들의 발바닥 닿는 부분이 어느새 거뭇거뭇해지고, 냄새를 맡아 보니 발 냄새까지 배어 있었다. 맨발로 신는 신발이라 더 신경이 쓰여서, 오늘은 날을 잡아 제대로 빨기로 했다.
먼저 샌들에 붙은 흙과 먼지를 마른 솔로 툭툭 털어 냈다. 물부터 묻히면 마른 흙이 번져서 더 지저분해진다길래, 물기 없는 상태에서 굵은 이물질을 먼저 떨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받고 세제를 조금 풀어 거품을 냈다. 거기에 샌들 두 짝을 담가 잠깐 불렸는데, 물이 금세 누렇게 뿌예지는 걸 보니 겉보기보다 훨씬 더러웠구나 싶었다.
어느 정도 불린 뒤 낡은 칫솔에 세제를 묻혀 발바닥 닿는 부분을 문질렀다. 오래 눌어붙은 거뭇한 자국은 한 번에 지워지지 않아서, 힘을 줘 가며 같은 자리를 몇 번이고 반복해 닦았다.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끈이나 바닥의 홈처럼 좁은 곳은 칫솔 끝으로 파고들듯 닦았다. 때가 가장 잘 끼고 냄새도 여기서 나는 것 같아서, 다른 데보다 특히 꼼꼼히 신경을 썼다.
밑창 바닥의 미끄럼 방지 홈에 까맣게 박힌 흙도 솔로 긁어냈다. 오래 신어 단단히 낀 거라 걱정했는데, 물에 충분히 불려 둔 덕인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떨어져 나왔다.
다 닦은 뒤에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궜다. 세제가 남아 있으면 신었을 때 발이 미끌거리고 오히려 때가 더 잘 낀다길래, 거품이 하나도 안 나올 때까지 반복해 헹궜다.
물기를 대충 털어 낸 다음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세워서 말렸다. 뙤약볕에 바로 내놓으면 고무나 접착 부분이 변형되고 색도 바랜다길래, 일부러 볕이 안 드는 쪽을 골랐다.
반나절쯤 지나 바싹 마른 샌들을 신어 보니 발바닥에 닿는 느낌부터 뽀득했다. 거뭇하던 자국이 눈에 띄게 옅어졌고, 코를 대 봐도 배어 있던 냄새가 거의 가셔 있었다.
슬슬 낡았나 싶어 새로 살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빨아 놓으니 새것처럼 말끔해져서 한 철은 더 신어도 되겠다 싶었다. 괜히 버릴 뻔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름 신발은 땀이 많이 배는 만큼 이렇게 가끔 빨아 주면 되는 거였구나 싶어 뿌듯했다. 다음부터는 냄새가 심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빨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