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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입던 청바지를 잘라 여름 반바지로 만들었다

    옷장을 정리하다 몇 년째 안 입은 청바지가 두 벌 나왔다. 버리자니 멀쩡하고 입자니 통이 좁아 손이 안 가던 것들이었다. 날도 더워졌겠다, 하나는 잘라서 반바지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가위를 들고 막 자르려다 멈칫했다. 짧게 잘랐다가 너무 짧으면 되돌릴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평소 입던 반바지를 위에 겹쳐 대고 거기에 맞춰 분필로 선을 그었다. 무릎 조금 위가 적당해 보였다.

    한쪽을 자르고 나서 다른 쪽은 그 잘린 조각을 대고 길이를 맞췄다. 양쪽 길이가 다르면 영 우스워지니까 이 과정이 제일 신경 쓰였다. 다행히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냥 자르기만 하면 올이 풀려 너덜거린다길래, 자른 끝을 손으로 한 번 접어 다리미로 꾹 눌러줬다. 바느질까지 할까 하다가 그냥 두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서 풀린 올은 살짝 남겨뒀다.

    입어 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빳빳하던 청바지가 반바지가 되니 한결 시원하고, 풀린 밑단이 오히려 멋스러웠다.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며 혼자 흐뭇해했다.

    버릴 뻔한 옷이 여름용 한 벌로 다시 태어난 셈이라 묘하게 뿌듯했다. 새로 사면 몇만 원은 줘야 할 텐데 가위질 몇 번으로 끝냈으니 더 그랬다. 남은 한 벌도 조만간 잘라볼까 싶다. 다음엔 밑단을 조금 더 길게 남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