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할 때마다 머리 위 레인지후드가 눈에 들어왔는데, 언제부턴가 표면이 끈적하고 기름때가 누렇게 앉아 있었다. 손을 대면 미끈할 정도라, 오늘은 미루던 후드 청소를 하기로 했다.
우선 후드 아래 가스레인지 위에 신문지를 넉넉히 깔았다. 청소하다 떨어지는 기름때나 세제 물이 레인지에 묻으면 또 닦아야 하니, 미리 바닥을 받쳐 둔 것이다.
후드 아래쪽에 끼워진 기름받이 필터를 빼냈다. 걸쇠를 밀어 빼는 방식인데, 오래 안 건드렸는지 뻑뻑해서 조심조심 힘을 줘 분리했다.
필터를 보니 그물망 사이사이가 기름으로 새까맣게 절어 있었다. 이걸 통과한 연기가 다시 부엌에 퍼졌겠구나 싶어 좀 찜찜했다.
뜨거운 물에 주방세제와 베이킹소다를 풀고 필터를 담가 두었다. 기름때는 뜨거운 물에 불려야 잘 녹는다길래, 한동안 그대로 담가 놓고 기다렸다.
필터가 불려지는 동안 후드 겉면을 닦았다. 세제를 묻힌 행주로 문지르니 누렇던 기름때가 밀리듯 닦여 나와서, 묘하게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손이 잘 안 닿는 후드 아래 안쪽과 모서리는 헌 칫솔로 닦았다. 좁은 틈에 낀 끈적한 때가 칫솔로 문지르니 조금씩 벗겨졌다.
충분히 불린 필터를 꺼내 솔로 문질러 헹궜다. 검게 절어 있던 기름이 물과 함께 빠져나가면서, 그물망 본래의 은색이 다시 드러났다.
필터를 맑은 물에 헹군 뒤 물기를 털어 한참 말렸다. 젖은 채로 끼우면 물이 떨어질 것 같아, 바싹 마를 때까지 두었다.
필터가 다 마른 뒤 원래 자리에 다시 끼우고, 깔아 둔 신문지를 걷어 냈다. 후드가 반질반질해지니 부엌 전체가 환해진 것 같았다.
늘 켜기만 했지 속을 들여다볼 생각은 못 했는데, 이렇게 기름이 절어 있을 줄 몰랐다. 요리할 때마다 쓰는 거니, 앞으로는 몇 달에 한 번씩 필터를 닦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